강렬한 태양에 검게 그을린 피부, 꾸준히 매일 2시간씩 관리하며 만든 탄탄한 복근과 가슴근육. 여기에 한층 깊어진 눈빛까지. 이민호가 확연히 달라졌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봐왔던 모습이 아니다.
SBS 새 수목드라마 ‘상속자들’로 1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그는 ‘새 사람’이 된 듯 모든 것을 바꿨다.
‘상속자들’은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 등의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의 새 드라마로, 재벌 2세 고교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청춘 로맨틱 코미디다. 방송 전 이민호가 ‘상속자들’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그의 대표작인 ‘꽃보다 남자’(꽃남)의 구준표와 캐릭터도 겹치는데다 혹여 비슷한 연기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민호는 “방송을 보면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최근 1, 2회를 마친 드라마를 보며 시청자는 달라진 이민호에게 놀랐다. 가장 우려했던 구준표 캐릭터의 그림자를 찾아볼 수 없고, 진지한 눈빛과 성숙한 내면연기까지 빛났다.
“‘꽃남’의 구준표로 세상에 알려졌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대본을 보고 그런 걱정이 싹 사라질 정도로 달랐다. 설사 캐릭터가 같다고 하더라도 4년 전의 이민호와 스물일곱 살의 이민호는 많이 다를 것이다. 첩의 자식이라는 아픔과 상처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또 과거와는 다른 성숙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가장 신경쓰고 있다.”
이민호는 드라마 ‘꽃남’ ‘개인의 취향’ ‘시티헌터’ ‘신의’ 등을 거치면서 연기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사람들에게 100%% 칭찬이나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안다.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수는 늘어나고, 작품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 평생 고민하고 걱정할 숙제인 것 같다.”
그런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건 그래도 동료들의 힘이다. 함께 출연 중인 박신혜, 김우빈, 강민혁, 최진혁 등과 서로를 밀고 당기는 동안 각기 신뢰도 커졌다. 이민호는 이들 젊은 연기자들 가운데 가장 선배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맏형 노릇(?)을 하며 후배들을 살뜰히 챙긴다. “모든 캐릭터가 매력 있다”며 드라마를 자랑하는 그는 동료들과 맞추는 한 호흡 한 호흡에서 새로운 기운을 얻고 있나보다.
그런 새로움을 위해 이민호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이민호는 드라마 촬영 전 한창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던 중에도 몸 만들기에 소홀하지 않았다. 앞서 말한 이민호의 달라진 외형의 모습도 바로 그런 노력의 결과이다. 몸이 아무리 피곤해도 매일 1∼2시간씩 운동을 통해 만든 몸으로도 이민호는 한창 시청자의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이번엔 조금 더 신경 썼다. 미국 LA 로케이션에서 윈드서핑 장면이 있다는 걸 듣고 90%% 이상 내가 소화하고 싶었다. 연습하려고 남들보다 5일 먼저 미국에 갔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는 않더라. 하하!”
그런 열정을 시청자로부터 보상받고 싶은 것은 모든 연기자의 바람. 이민호 역시 이를 감추지 않는다. 웃으며 전하는 바람에서 아직 젊은 연기자 이민호의 발랄함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