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 옥에 티 찾는 재미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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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1월 15일 07시 00분


‘응답하라 1994’에서 (1)2004년에 첫 시행된 파란색 간선버스가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2)전후반 시스템인 농구 점수 계기판에 설치된 쿼터 표시. (3)최장 1분30초인 무선호출기 음성서비스를 5분 이상 사용하는 유연석. (4)2010년 보급된 신형 전투복을 입은 군인의 등장. (5)2년 뒤 출간될 만화책을 미리 보고 있는 정우.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응답하라 1994’에서 (1)2004년에 첫 시행된 파란색 간선버스가 시내를 활보하고 있다. (2)전후반 시스템인 농구 점수 계기판에 설치된 쿼터 표시. (3)최장 1분30초인 무선호출기 음성서비스를 5분 이상 사용하는 유연석. (4)2010년 보급된 신형 전투복을 입은 군인의 등장. (5)2년 뒤 출간될 만화책을 미리 보고 있는 정우. 사진출처|tvN 방송화면 캡처
광역버스·신형군복·듀스·농구 쿼터제 등
20년 전 시대상 완벽 재현 CG로도 한계
제작진 “극 흐름 깨지 않는 선에서 최선”


‘제작진이 던진 미끼?’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의 ‘옥에 티’가 주는 ‘숨은그림찾기’의 재미가 쏠쏠하다. 제작진이 일부러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제작상 실수도 아닌 ‘옥에 티’가 시청자를 견인하는 또 다른 ‘미끼’가 되고 있다.

‘응답하라 1994’는 1994년 연세대를 다니는 학생들이 서울 신촌의 한 하숙집에서 생활하며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다. 하지만 20여년 전 모습을 재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 더욱이 야외촬영이 많은 탓에 ‘옥에 티’가 곳곳에 등장한다.

시청자는 이를 ‘매의 눈’으로 포착한다. 거리에는 2004년 도입된 파란색 간선버스와 초록색 지선버스, 빨간색 광역버스가 나타나고 극중 농구장의 점수 계기판에서는 쿼터가 표시된다. 쿼터제는 1997년도부터 도입됐으니 ‘고증’은 틀린 셈이다. 일명 ‘삐삐’라 불린 무선호출기 음성 녹음 시간은 당시 길어야 1분30초. 하지만 5분 이상 녹음하는 장면도 등장했다. 2004년 미국 월드컵 스페인전은 실제론 오전 9시에 시작됐지만 극중에선 새벽 6시께로 기억됐다.

이 외에도 2010년 군 장병들에게 보급된 신형 전투복이 등장하고, 에어컨 바람에 실려오는 듀스의 ‘여름안에서’도 들린다. 하지만 ‘여름안에서’는 9월9일 듀스의 2.5집 수록곡이다. 또 1994년 기준 신촌역 번호는 40이 아니라 240이며, 만화책 ‘슬램덩크’ 31권은 1996년 출간됐다.

이 같은 ‘옥에 티’는 사실 제작진에게도 고심거리. 하지만 제작진은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선”이라는 경계를 두고 ‘미필적고의’의 설정을 둘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연출자인 신원호 PD는 “한 장면을 찍기 위해 교통 흐름을 막고 시민들의 발을 묶어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CG로 처리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극의 흐름을 깨지 않는 선에서 포기할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한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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