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나를 보네요. 음∼ 하고 끄덕이며 내게 말을 걸어요. 오늘 무엇을 했냐고 물어요. 나는 대답을 해요. 정말 신나는 세상, 정말 신나는 하루….”
인터뷰 도중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노래로 만들어 즉석에서 흥얼거렸다. 10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유준상(44)은 감정에 솔직하고 의욕이 넘치는 종합예술인 같았다. 그는 지난해 저서 ‘행복의 발명’을 출간한 데 이어 지난달엔 직접 작업한 그림과 사진을 담은 아트북을 펴냈다. 19일에는 전곡이 자작곡으로 이뤄진 첫 앨범 ‘주네스(Junes)’를 내놓는다.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집에서 쉴 때 짬이 나면 기타나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늘 이렇게 흥얼거려요. 끙끙거리면서 작곡하는 스타일은 전혀 아니에요. 전형적인 악곡 진행도 싫어하죠. 떠올라서 읊조리는 게 한 곡의 노래가 되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작곡한 노래 30곡 가운데 7곡을 ‘주네스’에 담았다. 타이틀곡인 ‘그대에게 다가가는 순간’부터 ‘사랑이 필요해’ ‘아름다운 아름다운’ ‘인 도쿄’까지 온통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가득 차 있다.
앨범 인트로 격인 ‘27과 33 그해 여름사이’는 연주곡에 내레이션을 입힌 작품이다. “세월이 흐른다. 나도 같이… 바람이 불어온다”라고 읊조리며 ‘흠’ ‘하’ 하는 숨소리가 인상적이다. 7곡 전부 느린 재즈나 발라드 장르라 앨범이 전체적으로 좀 느끼한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밤이나 새벽녘 같은 감성이 촉촉한 시간에 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그가 앨범을 내겠다고 다짐한 것은 고등학생 때다. 작곡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연기자의 길을 걸으면서도 언젠가 자작곡을 담은 음반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버린 적이 없단다.
신인 가수의 음반 작업에 프로듀서로 참여할 계획도 있다. 그는 “8곡 정도를 가수들에게 주기 위해 따로 빼놨다. ‘타우린’이라는 3인조 여성 그룹의 데뷔를 앞두고 함께 녹음 작업도 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미 힙합 테크노 등 다양한 장르 곡이 완성돼 있어요. 제2집 앨범을 위해서도 꾸준히 작업을 해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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