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소통 없이 홍보에만 급급한 일부 영화 제작진의 과욕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를 넘은 마케팅이 오히려 관객의 반감을 산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개봉하는 마동석 주연의 영화 ‘살인자’ 얘기다. 영화는 아들을 둔 연쇄살인마가 자신의 존재를 알게 된 소녀를 없애려 나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부녀자 10여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실제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온 영화다.
잔혹한 소재를 다룬 ‘살인자’는 개봉을 앞두고 영화를 알리는 과정에서 더욱 자극적인 설명을 곁들였다. 예고편 제목을 ‘살인본능’이라고 짓는가 하면, 마동석이 연기한 주인공을 두고서는 ‘살인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표현했다.
이에 지나치게 자극적인 영화 홍보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모방범죄의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서 일어난 10대 살인사건의 범인은 잔혹한 살인을 그린 영화 ‘호스텔’을 봤다는 사실이 알려져 모방범죄에 대한 심각한 위험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9일 열린 시사회에서 ‘살인자’의 이기욱 감독은 “살인마를 미화하려하는 게 아니라 나쁜 어른의 극단적 표현”이라며 “나쁜 부모 밑에서 자라는 순수한 아이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과도한 영화 마케팅 사례는 종종 있었다. 하지만 정작 흥행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노브레싱’은 예매 이벤트를 진행하며 ‘진짜 입었다 벗은 수영복 쏜다’는 소개와 함께 주인공 이종석과 서인국이 촬영 때 착용한 수영복을 내걸어 빈축을 샀다. 요란한 홍보에도 영화는 45만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