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권과 최성원은 들국화의 두 음악적 기둥을 이뤄왔다. 이들의 봉합과 활동 재개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제3의 멤버 합류 여부가 변수다.
들국화의 대표곡 중 ‘행진’은 전인권이, ‘그것만이 내 세상’은 최성원이 각각 작사, 작곡했다. 전인권의 곡은 남성적이다. 짧은 주문을 반복하는 ‘행진’ ‘돌고, 돌고, 돌고’가 대표적이다. 최성원의 곡은 여성스럽고 선율이 유려하다. 부드럽게 읊조리는 ‘매일 그대와’와 ‘제주도의 푸른 밤’은 그만의 색채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포크록을 기반으로 한 전인권은 존 레넌을, 멜로디가 좋은 팝을 지향한 최성원은 폴 매카트니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두 작곡가의 결합이 들국화 음악에 다양한 색채를 드리웠던 것이다.
향후 원년 기타리스트 조덕환의 합류 여부가 이 절묘한 조화에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980년대에는 건반주자 허성욱(1962∼1997)이 개성 강한 전인권과 최성원의 가교 역할을 했다. 허성욱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사망 이후에는 주찬권이 그랬다. 2012년 재결합도 주찬권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전인권은 “찬권이 장례식장에서 둘이 남았다는 사실이 문득 걱정됐다. 1980년대엔 허성욱이 주찬권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조덕환은 1985년 들국화 1집에 참여한 뒤 팀을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2009년 귀국했지만 다른 멤버들과의 의견 차이로 최근 재결합에 합류하지는 않았다.
조덕환이 2011년 낸 솔로 1집 ‘롱 웨이 홈’은 수작이었고 한국대중음악상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들국화 1집에 담겨 여전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세계로 가는 기차’ ‘축복합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가 그의 작품이다. 전인권과 최성원을 다시 이어줄 연결고리로도, 개인 창작력 면에서도 미래의 들국화에 기여할 바가 적잖은 셈이다.
김작가 평론가는 “조덕환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준다면 들국화가 새로운 양상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규성 평론가는 “조덕환의 합류 여부는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창작력과 가창력을 겸비한 조덕환이 또 다른 자존심 충돌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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