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상식이 짓밟힌 시대 희망 찾기 공감대 2. 부모자식 간 소통 이끄는 당시 시대상 3. 관객 압도하는 절정의 연기력 송강호
아직도 보지 않았다면 설 명절을 노려볼 만하다.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난 영화, 이미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들여다본 작품이라고 넘어가기엔 ‘변호인’(감독 양우석)이 발휘하는 파워는 특별하다. 그동안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많았지만 ‘변호인’은 전혀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빠져들게 한다. 신작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서도 5주째 박스오피스 상위를 지켜낸 흥행 기록은 관객의 그 뜨거운 지지를 증명한다.
명절과 가장 어울리는 장르를 꼽으라면 단연 휴먼드라마. 오랜만에 모인 가족끼리 극장을 찾아 선택하기에 안성맞춤인 영화가 바로 ‘변호인’이다.
● 고통의 시대, 그래도 희망은 있다…휴먼스토리의 힘
‘변호인’은 한 인간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깊은 인간애와 정의를 향한 올곧은 믿음을 가진 변호사 송우석이 주인공이다. 고통스러웠던 한 시대의 풍경을 배경 삼은 ‘변호인’은 탄탄한 휴먼스토리로서 역할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변호인’은 역사적 사실과 실존 인물에서 이야기의 모티프를 따왔다. 1981년 부산에서 일어난 시국사건의 변호인 송우석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모습에 착안한 캐릭터. 상식이 짓밟힌 시대, 개인적 욕망을 좇던 한 변호사가 그 시대의 실체에 맞닥뜨리면서 작은 몸짓으로 부딪쳐 끝내 나동그라지지만 그래도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해 나서는 과정에 1000만 관객은 공감했다.
● 스토리, 세대를 뛰어넘다
‘변호인’은 오직 사건에만 집중하는 영화는 아니다. 실화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서도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 주목했다. 이를 통해 당대를 살아낸 40∼50대 중장년층 관객들에겐 고통스럽지만 잊어서는 안 되는, 또 잊을 수 없는 과거를 새롭게 떠올리게 하고, 겪어보지 못한 시대를 스크린으로 확인한 젊은 관객에겐 부모와 선배들이 보낸 쉽지 않았던 시간을 유추하게 한다. 한 편의 영화가 다양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는 증거다. ‘변호인’을 본 관객들이 유독 다양한 공간에서 열띤 의견을 나누는 이유이기도 하다.
● 송강호, 그 명불허전의 연기
‘변호인’을 둘러싸고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인물은 송우석을 연기한 송강호. 연기에 관한 한 변함없는 실력을 늘 인정받아온 그는 이번엔 관객을 압도하는 흡입력으로 절창의 연기를 펼쳐 보인다. 스크린이 아닌 TV로 본다면 그가 보여주는 연기의 스펙트럼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호인’을 극장에서 봐야 하는 까닭이다.
영화계의 관심은 이제 설 연휴 기간 ‘변호인’이 얼마나 더 많은 관객을 모을지에 쏠려 있다. 그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힘, 송강호의 몫은 여전히 크고도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