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듀오·빅스·레이시오스 등 참가 전 세계 음악관계자 눈과 귀 사로잡아 힙합·록·인디음악 등 다양한 장르 펼쳐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 케이팝의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음악박람회 미뎀(MIDEM) 이틀째인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칸 해변에 마련된 ‘매직 미러’ 공연장에서 ‘케이팝 나이트 아웃’이란 제목으로 케이팝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날 무대에서는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비롯해 미국 등 세계 각국의 음악프로듀서, 음반제작자, 언론 관계자 등이 이를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의 아이돌 음악은 물론 힙합, 록, 인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케이팝 향연이 펼쳐졌다.
케이팝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나선 가수들은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와 아이돌 그룹 빅스, 록밴드 레이시오스,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등 모두 4팀. 이들은 각각 45분씩 릴레이 공연을 펼치며 ‘케이팝=아이돌 댄스음악’이라는 인식을 깨고 세계 음악 관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잔치는 빅스가 열었다. ‘다칠 준비가 돼있어’를 시작으로 ‘저주인형’까지 모두 9곡의 무대를 통해 자신들만의 퍼포먼스로 ‘미래형 케이팝 아이돌’의 실력을 보여줬다. 이어 다이나믹듀오가 바통을 이어받아 ‘새끈해’ ‘뱀’ ‘씨스루’ 등 12곡의 힙합넘버로 화려한 랩 실력을 뽐내며 한국의 대표 힙합그룹으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는 ‘건강하고 긴 삶’ ‘장단’ 등을 통해 특유의 펑키함과 솔, 서정적인 목소리로 따사로운 감성을 선사했다. 로커 김바다가 이끄는 레이시오스는 마지막 순서로 등장해 ‘이모셔널 컴퓨터’ ‘크러시’ ‘크게 라디오를 켜고’ 등으로 강렬한 록 사운드와 몸을 들썩이게 하는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결합한 무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탠딩 공연으로 최대 8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공연장은 만석을 이뤘고, 세계 음악 관계자들도 한국 힙합가수의 랩과 비트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한국 록밴드의 강렬한 사운드에 도취하면서 현장은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올해 미뎀 속 케이팝 관련 무대는 한국 대중음악이 훌쩍 성장했음을 보여준 공간이었다. 작년 미뎀에서 타이거JK·윤미래·비지의 프로젝트그룹 ‘MFBTY’가 쇼케이스를 펼친 것에 비해 올해는 참가 가수와 공연 시간이 훨씬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이나믹듀오는 “유럽에서 여는 첫 공연이고, 특히 세계 음악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여서 긴장도 됐다. 하지만 케이팝의 다양성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 보람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 칸 ‘미뎀’ 현장. 칸|김원겸 기자 ● 미뎀(MIDEM·Marche International du Disque et de l'Edition Musicale)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음악박람회이자 견본시. 1967년 시작, 매년 2월 초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팝·록·재즈·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세계 각국 음악 관계자들이 공연과 전시, 콘퍼런스 등을 통해 교류하며 음악 비즈니스를 실행한다. 1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한 올해 미뎀에서는 80여개국 7000여명의 관계자들이 서로의 음악을 소개한다. ‘새 성장모델을 찾고 지속가능하게 하라’를 주제로, 침체한 세계 음악시장의 성장을 모색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고민을 공유한다. 4일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