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이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흥행 속도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 기록까지 뒤집었고 4일까지 630만 명을 모았다. 더불어 ‘겨울왕국’을 향한 관객의 궁금증도 늘고 있다.
영화보다 더 화제를 모으는 건 주제곡 ‘렛 잇 고’다. 원곡의 가수는 이디나 멘젤. 극중 엘사의 목소리 연기자로도 나섰다.
이 곡의 한국어 버전은 그룹 씨스타의 효린이 불렀다. 왜 하필 효린이었을까. ‘겨울왕국’ 제작사 월트디즈니픽쳐스(디즈니)는 “주제곡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여자 가수에게 맡긴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전달받은 국내 수입사는 ‘렛 잇 고’를 소화할 만한 음역을 가진 가수들을 후보에 올렸지만 효린을 적임자로 택했다. 풍부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가수로도 효린이 제격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디즈니가 자사 애니메이션의 개봉에 맞춰 한국 가수에게 주제곡을 따로 맡긴 건 1998년 ‘뮬란’의 박정현 이후 15년 만이다.
‘겨울왕국’이 영화를 시작하기 전 관객을 먼저 맞는 영상 ‘말을 잡아라’도 화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대대로 오프닝 영상을 따로 제작해왔지만 이번만큼은 제작진의 숨은 의도가 있다. 디즈니는 자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데 잇는 의미에서 번외편을 기획했다. 디즈니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캐릭터 ‘미키마우스와 친구들’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 캐릭터들은 아날로그 2D에서 3D로, 흑백에서 컬러로 애니메이션이 진화해온 과정을 표현해냈다. 관객 입장에선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보는 재미를 얻는 셈이다.
영화의 원제는 ‘프로즌’(frozen). 얼어붙는다는 의미로, 비교적 쉬운 영어 단어이지만 굳이 ‘겨울왕국’으로 제목을 바꾼 건 많은 세대에게 쉽게 다가가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최대한 쉽게, 영화의 배경과 의미를 보여주자”는 기획 아래 제목을 ‘겨울왕국’으로 바꾼 제작진의 선택은 적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