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드라마 편성을 둘러싸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두고 ‘지나친 눈치작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각 방송사는 소치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으로 인한 불가피한 편성이라고 말하지만 일각에서는 ‘핑계가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먼저 승부수를 띄운 건 KBS. 17일 처음 방송한 윤계상·한지혜 주연의 2TV ‘태양은 가득히’는 마침 올림픽 중계방송이 없었던 이 날을 기회 삼아 1, 2회를 연속 편성했다. 하지만 1회는 3.7%, 2회는 5.1%(닐슨코리아)의 시청률에 그쳤다. 파격 편성이 오히려 무리수가 된 셈이다.
종영을 앞두고 ‘들쭉날쭉 편성’으로 극의 긴장이 빠진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상황은 더하다. 25일 스페셜 방송을 편성했지만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드라마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어서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를 두고 후속작인 이보영 주연의 ‘신의 선물-14일’을 밀어주기 위해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도 마찬가지. 이민정 주연의 새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는 아직 첫 방송일을 확정하지 못했다. 현재 이 시간대에 방송 중인 ‘미스코리아’가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동시간대 SBS ‘별에서 온 그대’와의 정면대결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방송사마다 새 드라마의 방송 일정을 조율하면서 눈치작전을 벌이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동계올림픽이라는 좋은 핑계가 생긴 셈”이라며 “좋은 조건을 위한 편성 전략은 이해하지만 무리한 연장방송이나 스페셜 대체는 지나친 처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