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는 ‘별에서 온 그대’와 함께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지만 역사왜곡 논란도 만만치 않다. 사진제공|MBC
시청률이 면죄부는 아니다
MBC ‘기황후’와 SBS ‘별에서 온 그대’는 월화, 수목드라마로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논란도 많은 작품이다.
‘기황후’는 고려 출신 공려가 원나라 황후가 되는 이야기. 제작진은 “한 여성이 한 나라를 짊어지기까지 온갖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는 과정에 주목”하길 바랐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방송이 30회가 넘어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역사 왜곡 논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역사서에는 황후가 된 뒤 고려 내정에 간섭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이런 인물이 미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시청률 30%에 육박하는 인기 드라마지만, 속으로는 역사왜곡 논란으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드라마 방송 전,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도 일부는 명쾌하게 드라마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시청률이 1위라고 이러한 논란이 없던 것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시청률에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패륜아로 역사에 기록된 충혜왕을 ‘왕유’로 교체한 것도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종영 후 표절 논란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쏠린다. 2011년부터 포털사이트에 연재 중인 만화 ‘설희’의 모티브를 베꼈다는 만화가 강경옥 씨의 주장으로 법정까지 가게 됐다. ‘조선왕조실록’ 광해군 1년에 비행물체가 등장한 사실을 바탕으로 외계인이 400년 동안 살아왔다는 등 몇몇 설정이 겹치면서 표절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설희’가 연재되고 있는 만화사이트 미스터 블루가 ‘별에서 온 그대’의 전지현과 김수현을 사진을 홍보용으로 사용하면서 논란은 복잡해졌다.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법정에서 가려야 하는 상황이다.
“작품의 진정성에 분명한 영향을 끼치는 논란거리가 있는데도 단순히 시청률 높은 인기드라마라는 이유로 묻어버린다면 방송의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에 제작진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