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이제 겨우, 바닥에서 한 계단 올라갔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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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2월 27일 07시 00분


숱한 오디션에서 실패를 맛보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박서준은 ‘따뜻한 말 한마디’로 데뷔 3년 만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성숙한 배우’도 좋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숱한 오디션에서 실패를 맛보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박서준은 ‘따뜻한 말 한마디’로 데뷔 3년 만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성숙한 배우’도 좋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 SBS ‘따뜻한 말 한마디’로 화려하게 떠오른 박서준

구김살 없는 얼굴 뒤 오랜 무명의 그늘
슬픈 감정 연기로 시청자 눈물샘 자극
차기작 tvN ‘마녀의 연애’ 출연 확정
19세 연상 엄정화와 로맨틱 코미디


숱한 오디션에서 고배를 들면서 “나는 왜 안 되는가?”라고 자책도 해봤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유명 구절을 마음에 새기며, 언젠가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리라 믿었다. 3년의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때가 왔다. 25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김지수 동생 민수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박서준(26)은 벌써부터 차기작이 궁금해지는 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2011년 그룹 B.A.P 방용국의 솔로음반 ‘아이 리멤버’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2012년 드라마 ‘드림하이2’, 2013년 ‘금 나와라 뚝딱’을 통해 한발 한발 성장해나갔다. 특히 올해 초 스포츠동아가 진행한 ‘2014 라이징 스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3위를 차지할 만큼 그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힘들었던 시간들이 길면, 그만큼 행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법이다. 이제 겨우, 아주 조금 바닥에서 한 계단 올라갔을 뿐”이라고 덤덤히 말했다.

180cm가 훌쩍 넘는 키, 귀여운 눈웃음에 구김살 없는 성격을 가진 그에게 힘들었던 과거는 엿보이지 않았지만, 알고 보면 그의 마음은 상처투성이였다.

“열일곱 살 때부터 배우 빼고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는 그는 신인이라면 누구나 거쳐야할 무명의 시간을 보내면서 상처 아닌 상처를 받았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스스로 상처를 덜 받고,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

“워낙 상처를 잘 받는 편이기도 하다. 생각도 많고…. 내가 상처를 받아봐서 남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되니까, 상대의 입장까지 생각하게 된다. 하긴 세상에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일까. 극중에서도 이런 상처의 아픔이 잘 묻어났다. 사랑한 여자(한그루)가 매형(지진희)이 바람을 피운 여자(한혜진)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픈 이별을 선택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PD님이 제 우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개처럼 운다’라고 하더라. 하하! 주위에서는 제발 ‘멋있게 울어 달라’고 말할 정도였다.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 상황에 충실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슬픈 감정이 잘 전달됐다고 하는 칭찬 같아 기분 좋다.”

박서준은 점차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숨기기 바빴던 자신을 하나씩 찾아가는 기쁨도 맛보고 있다.

“형제 중 첫째다보니까 행동을 조심하게 하게 됐다. 어쨌건 동생들이 보고 배우니까. 그러면서 나 자신을 숨기게 되더라. 성격도 내성적으로 변하고. 예전엔 식당에서 주문도 못했다. 부끄러워서(웃음).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많이 바뀐 편이다. 매 상황과 캐릭터가 다르니까 그 안에서 점차 나를 찾아가게 되더라. 연기자로서 성숙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발견한 것 같아 기쁘다.”

박서준은 차기작도 이미 정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마녀의 연애’에서 19세 연상인 엄정화의 상대역을 맡고 로맨틱코미디에 도전한다.

“영광이다. 대선배님이고,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자체가 기분 좋다. 저를 한 번 더 알릴 기회가 될 것 같고, 성숙해질 기회로 삼고 싶다. 일을 시작하고 다짐한 것이 있다. ‘과하지 않게, 넘치지 않게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자’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고,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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