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외버스터미널. 한 노부부가 3개월째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며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 한쪽 다리를 끄는 할아버지와 허리가 굽은 할머니는 초라한 행색으로 각자 낡은 트렁크를 하나씩 끌며 버스터미널을 배회했다.
그러다 00지역에서 출발한 버스가 도착하면 다가가 하차하는 승객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는 일을 하루에 10번씩 반복했다. 계속되는 한파에 건강상태도 나빠진 노부부는 식사를 인근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하고 밤에는 한 건물의 계단에서 상자를 깔고 잠을 청했다.
노부부가 애타게 기다리는 이는 누굴까? 그들은 왜 버스터미널을 떠나지 못하는 걸까?
터미널 폐쇄회로(CC)TV에 힌트가 있었다. 노부부가 한 여성과 함께 버스에서 내리는 모습이 찍혀있었던 것. 의문의 여성은 노부부와 잠시 얘길 하더니 곧 사라졌다. 노부부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그녀는 이들과 어떤 관계일까.
취재결과 노부부에게는 성공한 두 아들이 있었다. 노부부는 몇 달 전 시골 마을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며 살다 큰아들 내외와 함께 살기 위해 집과 땅을 모두 팔고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어렵게 연락이 닿아 터미널에 도착한 작은아들. 하지만 작은아들은 부모와 연락을 끊은 지 3년이 지났고, 그동안 큰 아들 내외가 부모님을 모시고 있었다며 노부부와 함께 큰아들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큰아들은 오랜만에 본 부모를 반기기는커녕 동생과 재산문제로 말다툼을 시작했다. 게다가 큰 며느리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노부부와 헤어진 의문의 여인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큰 며느리는 나이 든 시부모를 버스터미널에 버린 파렴치한이라는 걸까.
누군가를 기다리며 시외버스터미널을 떠도는 트렁크 노부부! 트렁크를 끌며 터미널을 방황하고 있는 노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3월 4일 화요일 밤 11시에서 방송하는 채널A 모큐 드라마 '싸인'에서 밝혀진다.
'싸인'은 모큐멘터리 형식의 사건 추리 드라마로, 실제 일어난 사건에서 일부 모티브를 얻어 드라마로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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