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월. 이병헌은 14년 동안 함께 일한 매니저이자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의 결혼식 사회를 보며 “딸을 보내는 아버지의 마음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을 오랫동안 지켜본 관계자들 역시 “삶의 동반자”나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뜨거운 사이”라고 했다.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고”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다”고 말할 정도면 이들의 관계를 특정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듯하다.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이병헌, BH엔터테인먼트, 손석우 대표가 나란히 검색어 상위권에 올라 화제를 모았다. 걸그룹 원더걸스 소희가 BH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채결했다는 보도 때문이다. 동시에 이병헌과 손 대표의 인연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고, 심지어 실시간으로 ‘손석우 대표는 누구?’ ‘이병헌 매니저 손석우’라는 연관검색어까지 등장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예기획사인 싸이클론에서 함께 일하던 시절 이병헌이 손 대표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당시 손석우는 다른 배우들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어서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이병헌은 손 대표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만들어놓고 자신의 일만 담당하게 했다. 이병헌이 손 대표를 ‘찜’한 건 “단순한 사업파트너가 아니라 객관적인 눈으로 배우를 볼 줄 아는, 그러면서 정감 있는 친구”라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신뢰”를 바탕으로 2007년 BH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그리고 서로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제공해줬다. 손 대표는 체계적인 매니지먼트로 이병헌을 받쳐줬고, 이병헌은 그의 도움으로 연기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BH엔터테인먼트가 이병헌의 영문 약자를 따서 ‘BH’라고 이름 지은 줄 안다. 아니다. 두 사람 생각을 모두 담은 “배우와 회사가 행복한 회사, BH(Be Happy)”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