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의 월드컵 중계방송 ‘홍보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KBS·MBC·SBS의 경쟁 양상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지적이다.
방송 3사는 월드컵 개막 이후 연일 4∼5개의 보도자료를 통해 자사의 중계진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형국이다.
18일 한국과 러시아의 1차전 중계에서 시청률 1위에 오른 KBS는 ‘굳히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영표 예지력에 외신도 주목’, ‘스페인 몰락, 이영표가 정답이었다’ 등 각종 보도자료에 이영표를 내세우며 ‘스타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MBC는 김성주 캐스터와 송종국·안정환 해설위원 가족이 브라질에 도착했다는 내용 등 중계진의 일거수일투족 홍보에 심지어 이비인후과 전문의가 분석했다는 ‘국민 중계팀 목소리도 1등 조합’ 등 자료까지 내고 있다. 초반 기대와 달리 시청률에서 열세를 보인 SBS는 ‘독립운동가 후손 배성재, 욱일승천기 등장에 발끈’, ‘땀범벅 차범근 위원, 예상 스코어 1대1도 맞춰’, ‘역시 축구팬들은 SBS를 택했다! 다음 폴 52%로 1위’ 등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또 방송사들은 연일 자사 메인 뉴스를 통해 중계진을 자화자찬하는 보도를 내고 있다. 시청률도 실시간, 지역별, 연령대별 등 자사에 유리한 수치를 활용해 ‘중계 1등’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민망함을 자아낸다.
이 같은 방송사들의 과열 경쟁에 시청자는 되레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화제성만을 의식한 듯한 일부 해설자의 언급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광고 판매와 자존심을 내건 시청률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과잉 경쟁이 캐스터와 해설위원들에게 또 다른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