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늘 “첫 영화의 첫 인상? 알싸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25일 06시 55분


파릇한 ‘청년’의 얼굴을 지닌 강하늘은 공포영화 ‘소녀괴담’으로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기대주로 떠올랐다. 드라마 ‘상속자들’로부터 ‘소녀괴담’, 영화 ‘쎄시봉’과 ‘순수의 시대’의 연속 출연은 그 방증이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파릇한 ‘청년’의 얼굴을 지닌 강하늘은 공포영화 ‘소녀괴담’으로 1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기대주로 떠올랐다. 드라마 ‘상속자들’로부터 ‘소녀괴담’, 영화 ‘쎄시봉’과 ‘순수의 시대’의 연속 출연은 그 방증이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영화 ‘소녀괴담’서 첫 주연 맡은 강하늘

우리의 진심이 표출된 듯 왠지 감격
매운 음식처럼 다시 찾게 되는 연기
연극영화과 동기들도 내 연기의 힘


연기자 강하늘(24)을 만난 날은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알제리전이 열린 23일 오전 11시였다. 때마침 폭우까지 내렸다.

강하늘의 얼굴에선 응원 피로와 궂은 날씨의 여파는 엿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밤 1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거리응원을 하고 인터뷰에 왔다”고 털어놨다. 미소도, 외모도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 더 시선이 가는 ‘청년’의 모습 그 자체다.

최근 눈에 띄는 20대 연기자를 단 한 명만 꼽으라면 강하늘의 이름을 대는 데 이견을 달기 어렵다. 지난해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상속자들’로 스타덤에 올랐고 불과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첫 주연영화를 7월3일 공개한다. 공포영화 ‘소녀괴담’이다. 지금은 또 다른 영화 ‘쎄시봉’과 ‘순수의 시대’를 촬영 중이며 7월 말부터는 김우빈과 주연하는 ‘스물’ 촬영에도 나선다. 즐겨도 모자랄 시간, 강하늘은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했다.

“연기할 때 행복하다는 배우들도 있지만 나는 늘 힘들다. 싫을 때도 있고.(웃음) 연기는 정답이 없는데 할 때마다 마치 정답처럼 보여줘야 하고 느끼게 해야 한다.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다.”

알고 보면 꽤 진지한 청년 강하늘은 연기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지 갑자기 “매운 음식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연기는 마치 매운 음식 같다. 먹을 땐 속 쓰리고 다음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게 만들지만 며칠 지나면 또 생각나는 음식. 연기를 할 땐 정신없다가도 곧 다시 찾게 된다.”

요즘 강하늘을 자극하는 건 ‘소녀괴담’이다. “훗날 돌아보면 주연영화가 몇 편인지보다 좋은 영화를 얼마나 했는지를 더 평가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지닌 그가 그 출발점으로 자신 있게 내놓은 영화다.

귀신을 보는 소년 인수가 강하늘이 연기한 인물이다. 전학 간 시골 학교에서 만난 소녀(김소은)와 애틋한 감정을 나누다 그 소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알싸했다.”

완성된 영화를 본 그의 첫 인상이다. “상상한 걸 눈으로 보니 왠지 감격스러웠다”며 “최소한으로 최대치를 뽑아내자는 우리의 진심이 표출된 듯하다”고도 했다.

부산이 고향인 강하늘은 중학교 때부터 연극배우를 꿈꿨다. 우연히 들어간 성극단의 공연 무대에 오른 뒤였다. 연극배우가 되겠다는 아들에게 그의 부모는 처음 말했다. 그들 자신도 연극영화과를 나와 결혼 전까지 연극배우로 활동했던 사실을. 부모의 지지 아래 강하늘은 국립 전통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지금은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다니고 있다.

“여럿이 모여 밀도를 높이는 과정이 매력적이라 연극이 좋다. 드라마는 순발력이다. 내가 할 줄 아는 게 100이라면 그걸 계속 소모하는 기분이다. 그래서 ‘상속자들’이 끝나니 겁이 났다. 난 채워야 하는데 쓰기만 하는 것 같았다.”

자신의 한계도 어렵지 않게 꺼낼 줄 아는 건 중학교 때부터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며 터득한 나름의 생존법이다. 주유소, 편의점, 뷔페식당 등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는 눈치까지는 아니지만 상황을 빨리 파악해야 할 때가 많았다. 독립심이 생긴 건 이때부터다.

그런 강하늘에게 ‘요즘 관심사’를 물었다. 3초쯤 뜸을 들이더니 “고민도 관심사가 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제가 왜 오늘 새벽까지 친구들과 응원을 했느냐면…, 모두 연기하는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잘 하는 게 연기지만 생활도 해야 하니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낸다. 일 그만하고 연기하라 말하고 싶어도 이런 내 맘이 혹시 허영은 아닐까 고민스럽다.”

그러면서 강하늘은 “내가 열심히 연기하는 원동력도 친구”라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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