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들의 격전지로 변한 여름 극장가에 스타 배우와 유명 감독만 있는 건 아니다.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100억 대작 네 편의 스케일을 좌우할 촬영감독들의 면면 역시 화려하다.
그동안 여러 대작들을 만들어온 촬영감독들이 각 영화에 포진했다. 이들의 자존심을 건 실력대결은 올 여름 극장가 접전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네 편 중 가장 먼저 개봉하는 ‘군도: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는 서부극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로 관심을 얻고 있다. 23일 개봉에 앞서 시사회로 공개된 영화에서 주인공 하정우 등이 말을 타고 질주하는 오프닝 장면은 영화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군도’의 촬영은 최찬민 감독이 맡았다. 앞서 ‘포화속으로’를 통해 전쟁 블록버스터를 경험한 최 감독은 ‘군도’에서 그 규모를 더욱 키워 피 튀기는 격투와 추격전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구관이 명관’이란 신뢰로 다시 호흡을 맞춘 파트너들도 있다. 30일 개봉하는 ‘명량’과 8월13일 공개하는 ‘해무’다.
‘명량’의 김태성 촬영감독은 2011년 ‘최종병기 활’로 그 실력을 인정받은 주인공. 당시 연출자인 김한민 감독과 750만 흥행을 이끌었고 3년 만에 다시 만난 ‘명량’에서는 61분에 달하는 고난도 해양 전투장면을 완성했다.
김한민 감독은 “김태성 촬영감독과 함께 ‘최종병기 활’을 업그레이드한 영화를 완성했다”며 “기적 같은 전투 장면을 담아낼 수 있던 건 오래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 덕분”이라고 밝혔다.
‘해무’의 홍경표 촬영감독과 이 영화의 기획·제작을 맡은 봉준호 감독의 인연도 오래다. 앞서 ‘설국열차’와 ‘마더’에서 호흡한 둘은 ‘해무’에서 다시 손을 잡았다. 영화 대부분이 해상에서 진행되는 ‘해무’는 고립된 인물들이 겪는 혼란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이미 ‘설국열차’로 비슷한 상황을 그려낸 홍 촬영감독은 “실제 깊은 바다의 색감을 살리고자 전국 각지의 깊은 바다를 찾아 촬영을 시도했다”고 쉽지 않았던 제작 과정을 밝혔다.
‘퀵’ ‘타워’ 등의 김영호 촬영감독은 블록버스터 경험이 가장 풍부하다. 8월6일 개봉하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 바다와 산을 넘나드는 방대한 촬영 분량을 소화할 수 있던 데는 김 촬영감독의 역할이 크다. 특히 ‘타워’에 이어 ‘해적’에서도 손예진과 작업한 그는 “여배우의 액션을 매력적으로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며 손예진의 변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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