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MOVIE]한국 블록버스터 4편 갑오년 ‘600억 스크린 대전’ <4·끝>8월 13일 개봉 ‘해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30일 03시 00분


“탄탄한 짜임새가 너무 좋아”, “찐득한 소금기를 더했다면”
본보 영화기자 티격태격 관전평

해무에서 또 한번 빛을 발한 김윤석의 연기는? “오 캡틴, 마이 캡틴.”(정양환) “황해, 화이에 이은 절대악 3부작의 완성.”(구가인) NEW 제공
해무에서 또 한번 빛을 발한 김윤석의 연기는? “오 캡틴, 마이 캡틴.”(정양환) “황해, 화이에 이은 절대악 3부작의 완성.”(구가인) NEW 제공
《 스크린대전 마지막 주자가 드디어 바다안개(海霧)를 헤치고 모습을 드러냈다. 다음 달 13일 개봉하는 ‘해무’는 앞선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 비해 스케일이 크진 않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이 기획 제작을 맡은 데다 ‘살인의 추억’(2003년) 각본을 쓴 심성보 감독의 첫 장편으로 제작 초기부터 이목을 끌었다. 때는 1998년 외환위기 직후. 고깃배 전진호의 선장 철주(김윤석)는 폐선 위기에 몰린 배를 구하려 밀항에 가담한다. 철주를 비롯한 여섯 명의 선원은 어렵사리 조선족 수십 명을 배에 태우지만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해무처럼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정양환 구가인 기자 역시 뿌연 안개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데…. 》
▽구가인 기자=아, 느낌 있어. 칙칙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은근 좋았어.

▽정양환 기자=괜찮은 영화란 점은 반박할 수 없네. 근데 왠지 엄지를 추켜올리긴 망설여져. 너무 기대가 컸나. 영 께적지근하네.

▽구=뭘 바랐는데? 왁자지껄하진 않아도 이야기를 쫄깃쫄깃하게 끌고 가. 당시 한국 사회를 빼다 박은 전진호란 무대의 출렁거림이 스크린을 넘실대잖아.

▽정=짜임새가 탄탄하긴 했어. 2001년 실제 벌어졌던 ‘제7태창호 사건’을 소재로 한 원작 연극도 극찬을 받았지. 근데 너무 착착 들어맞아가는 흐름이 거슬렸어. 차림표 읽은 뒤 코스 요리 먹는 기분? 뒤로 갈수록 대충 짐작이 되더라는.

▽구=어허, 심리 스릴러의 묘미를 모르시네. 찌릿한 긴장감 자체를 즐겨야지. 마무리가 살짝 느슨하긴 했지만, 그걸 배우들의 연기가 잘 기름칠해서 넘어가던걸.

▽정=정말이지 김윤석의 스크린 장악력은 알고 봐도 놀랍던데. 전라도 사투리가 어색한 대목도 있던데, 그걸 연기로 덮고도 남더라.

▽구=잘한단 말로는 설명이 부족한 듯. 특히 마지막에 화면을 가득 채우는 힘이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이희준도 하나 같이 이름값 했어. 동식이(박유천) 연기도 기대 이상. 엄청나게 노력한 게 보여서, 아이돌 연기에 대한 선입견이 미안할 정도.

▽정=
박유천 본인에게도 이 작품은 중요한 전환점이 되겠더라. 홍매(한예리)도 빼놓으면 섭섭하지. ‘코리아’(2012년) 북한말, ‘군도…’ 전라도 사투리, 이번엔 조선족. 연기는 둘째 치고 언어적 감각이 탁월한 배우 같아.

▽구=동식과 홍매의 로맨스는 좀 거추장스럽지 않았어? 그 와중에 정사신이 꼭 있어야 하나.

▽정=두 사람의 애정이 사건을 얽히게 만드는 뼈대잖아. 섹스 자체가 중요하진 않지만, 둘을 단단히 잇는 연결고리가 형성되는 거지. 굉장히 슬픈 장면이던걸. 하지만 좀 뻔해.

▽구=연극적인 분위기 때문 아닐까. 그걸 선호하는 관객도 많아. 오히려 ‘봉테일(봉준호 감독 별명)’ 식 디테일한 유머가 드문 게 아쉬웠어. 청소년 관람불가답게 잔인한 측면도 있고.

▽정=그건 칭찬해야지. 감독 본연의 색깔을 찾으려 노력했단 소리잖아. 하지만 뭐랄까. 제목이 해무인데 해무가 빠진 느낌은 들어. 찐득찐득한 바다의 소금기를 좀 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구=4편 모두 링에 올랐으니 순위나 매겨볼까. 오로지 취향 문제지만 ‘군도…’ ‘해무’가 가장 맘에 드네. ‘명량’은 때깔이 좋고.

▽정=신에겐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구=또 그러신다. 하긴 승자는 누구도 모르는 건가. 바다안개처럼.

▽정=물레방아처럼, 도적 떼처럼. 울돌목처럼.



▼영화평론가 한 줄 평과 별점▼(★ 다섯 개 만점)

강유정 연기, 시나리오, 촬영 모두 극한! 관객의 공감이 관건 ★★★

김봉석 지독하게 바닥까지 파고든다. 어둡고 참담하지만, 나태하지않다. ★★★★

정지욱 상업영화 옷을 입기엔 부담이 큰 예술영화. 손익분기점은 어찌 넘기려나. ★★★

이해리(스포츠동아 기자) 비극과 욕망 그리고 광기의 살육전 ★★★

정양환 ray@donga.com·구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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