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 미사에서 교황은 안명옥 주교의 시복 청원과 김종수 신부의 약전 낭독에 이어 시복을 선언했다. 시복 선언에 이어 124위 복자화(福者畵) ‘새벽 빛을 여는 사람들’의 제막이 진행됐다.
이날 복자품에 오르는 순교자 124위는 모두 조선시대에 일어난 1791년부터 1888년에 이르기까지 순교자 124위로 조선 천주교회의 초기 박해시기인 신유박해 전후의 순교자들이다.
지난 1984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성인으로 추대한 103위 순교자는 주로 기해·병인박해(1839·1864)의 순교자들로 당시 성인품 추진 과정에 이번 복자품에 오르는 124위 순교자 내용부족으로 누락됐다. 한국가톨릭은 25년간 124위의 순교자에 대해 새롭게 연구하고 관련 지역에서 순교자의 정보를 수집해 오늘의 시복식을 진행하게 됐다.
이번 시복자중 주목되는 인물로는 한국 가톨릭에서 첫 번째로 참수된 윤지충 바오로가 꼽히고 있다. 1839년 윤지충 바오로는 당시 유교식 모친상을 치르지 않고 위폐를 태우고 가톨릭식 장례를 치뤄 불효, 불충, 악덕 죄로 고종사촌인 권상연 야고보와 함께 전주 풍남문 밖에서 순교했다.
한편 시복식은 가톨릭에서 성덕이 높은 이가 선종 후 일정한 심사를 거쳐 성인의 전 단계인 복자로 추대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선종 후 5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생애와 저술활동, 연설등의 행적을 검토하고 의학적 판단이 포함된 심사를 통해 교황이 최종 승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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