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케이블 채널들에서는 시즌제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매년 봄·가을 개편에 맞춰 새로운 포맷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과거와 다르게 시즌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시즌제란 일정 기간을 두고 같은 포맷으로 방송을 이어가나는 것을 말한다.
현재 방송중인 KBS 2TV ‘나는 남자다’는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처음으로 시즌제를 시도해 화제를 모았다. 총 20회 방송이 목표다. 제작진은 “한정판 느낌이 강하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이 1년 넘게 방송되는데, 그 시간에 쏟아 부을 에너지를 (20회 방송 안에)집중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제는 방송되는 동안 시청자들의 취향을 살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하면 그대로 막을 내리고, 화제나 흥행이 되면 시즌2로 계속 이어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유재석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하여 시즌제를 도입했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20회 방송이라는 예정된 시간은 분명 유재석에게 일종의 ‘보험’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남자다’에 이어 SBS ‘달콤한 나의 도시’와 ‘에코빌리지-즐거운 가’도 시즌제에 도전했다. 28일부터 방송한 ‘달콤한 나의 도시’는 교양프로그램이지만, 들여다보면 예능프로그램에 가깝다. 4명의 30대 일반인 여성들이 출연해 그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제작진은 2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출연자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시즌제가 꼭 필요했다”면서 “출연자 섭외 등으로 오랜 제작 기간도 필요해 시즌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앞서 일반인 출연자의 자살 사건으로 폐지됐던 ‘짝’과 비교된다는 점에서도, 시즌제가 꼭 필요했다.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장점에서다.
31일부터 방송하는 ‘에코빌리지-즐거운 가’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에는 10회만 방송된다. 스타들이 꿈에 그리던 집을 직접 짓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하여 시즌제를 도입했지만, 오랜 시간 방송되는 예능프로그램이 부담스러운 이재룡, 송창의, 정겨운 등에게 이만한 장치가 없다.
연출을 맡은 김용권 PD는 “10회라는 기간을 한정짓는 것이 단점도 있겠지만 장점이 더 많다”면서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면 제작기간은 보통 1년이다. 그 시간동안 화제가 되지 않는다고 조기종영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시즌제는 시간이나 손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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