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팀을 재정비하고 야심차게 컴백한 걸그룹 EXID(LE 정화 하니 솔지 혜린). 이들은 당시 ‘매일 밤’으로 특유의 색깔을 인정받으며, 대중에 성숙한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신고식 같았다. 그런데 이후 활동이 전무했다. 지난 달 27일 신곡 ‘위아래’를 발표하기까지 1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EXID는 어떻게 지냈을까? 이들을 직접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들의 매력을 다시 한 번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초가을, 한적한 카페에서 은은한 커피와 함께했다.
오랜만에 만난 EXID는 마치 데뷔를 앞둔 신인처럼 설렘에 가득 차 있었다.
“컴백이 아니라 데뷔하는 거 같아요. 팬들이 전역 축하한다고 하더라고요. 1년 8개월 만에 한 컴백이니 그럴만하죠. 저희도 쉬는 동안 무대에 목말랐었고, 어쩌면 못나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솔지)
그렇기에 이들은 이번 활동이 더욱 간절했다. 그동안 EXID의 컴백은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과 상황으로 앨범 발매가 늦춰지면서 계속 미뤄져왔다. 그러다 신사동호랭이와 함께 예당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고 컴백을 준비할 수 있었다. 짧지 않은 공백기는 이들에게 무엇을 안겨줬을까?
“음악적으로의 발전도 있겠지만, 멤버들 간의 결속력이 정말 강해졌어요. 공백기동안 힘들었던 점과 고생을 했던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멤버들뿐이다 보니 서로 더 단단해지고 가까워진 거 같아요. 친구보다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됐죠.”(LE)
팀 리더인 LE는 신사동 호랭이, 범이낭이와 함께 이번 신곡 ‘위아래’ 작곡에 참여했다. 멤버들과 가족처럼 가까워졌기에 곡 작업에 참여하며 멤버들의 색깔을 곡에 제대로 녹여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EXID 멤버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이들은 커피를 마시며 서로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에서 그간 돈독해진 팀워크를 느낄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바리스타는 이들에게 어울리는 커피를 추천했다. 멤버들은 직접 커피를 내려 보기도 하고 다양한 커피를 맛보여 서로에 대한 이야기에 재미를 더했다.
팀의 맏언니인 솔지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왔다. 멤버들은 “여성스러운 매력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솔지 언니는 정말 여성스러워요. 딱 보면 풍기는 이미지가 ‘여자’ 그 자체죠. 팀의 보컬을 맡고 있는 만큼 ‘꿀성대’가 자랑이에요.”
바리스타: “음…카라멜 마끼아또가 잘 어울릴 거 같네요. 여성분들이 가장 선호하는 커피이면서 ‘꿀성대’ 이미지에도 잘 맞을 거 같아요.”
리더 LE의 매력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멤버들은 “속이 깊고 부드러운 매력이 있다”고 평했다.
“LE 언니는 비주얼적으로 세 보이는데 굉장히 여성스러워요. 여리고 이해심도 깊죠. 부드러운 매력이 있는데 음악에 있어서는 단호해요.”
바리스타: “카푸치노 같은 분이시네요. 향이 깊은 에스프레소 위에 부드러운 거품이 올라간 커피를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다음 차례는 하니. 멤버들은 하니의 매력으로 이중적인 반전 매력을 꼽았다.
“하니는 굉장히 도도해보이고 새침해보이지만 엉뚱하고 허당기로 가득해요. 그게 단점이 아닌 장점이죠. 이중적인 매력이 사랑스러워요.”
바리스타: “베리에이션 음료 쪽이 딱 이네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를 추천합니다. 커피의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죠. 반전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으실 거예요.”
막내 정화에게는 “어리지만 성숙하다”는 칭찬이 쏟아졌다.
“팀에서 막내지만 생각하는 것은 정말 성숙해요. 속이 깊고 바른 친구죠. 이름의 뜻이 바를 정에 꽃 화인데 이름과 잘 어울리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교과서적인 느낌도 있죠.”
바리스타: “그렇다면 에스프레소네요. 모든 커피의 베이스가 되는 커피죠 ‘정석’이라는 이미지와 매치가 잘 되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바리스타는 혜린에게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를 추천했다. 그의 성격은 통통 튀고 상큼한 것이 매력. 멤버들은 붙임성 있고 친화력이 있다는 장점도 언급했다.
바리스타: “에티오피아 커피 자체가 과일 느낌의 새콤달콤한 맛을 가지고 있어요. 혜린 씨와 정말 잘 어울리는 커피라고 생각해요.”
과거 각종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이 있는 혜린은 직접 커피를 내려 멤버들에게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EXID는 이번 인터뷰를 마치면서 “각자의 매력은 다양하지만 우리 팀은 아메리카노 같은 그룹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아메라카노처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은은한 커피향처럼 늘 여러분들의 곁에 함께 있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준화 기자 jjh@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장소 협찬|카페 ‘아주 사적인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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