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대한일본’으로? SBS 자막 방송사고 시청자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15시 53분


사진제공=SBS 방송사고 캡쳐모음
사진제공=SBS 방송사고 캡쳐모음
지상파 SBS의 방송사고가 연례행사가 됐다. 그 수위도 웃고 넘어갈 정도를 넘어서 시청자를 우롱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BS는 26일 새벽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배구 한국 대 일본전 하이라이트에서 방송사고를 냈다. 자막에 '대한민국'을 '대한일본'이라고 잘못 표기한 것. '대한일본' 대 '일본'이라는 우스꽝스러운 자막이 전파를 탔다.

이후 S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컴퓨터그래픽을 다루는 프리랜서 요원의 실수로 확인됐다. 시청자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SBS는 아시안게임 동안 철저한 방송 준비로 완성도 높은 중계방송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과문이 도리어 시청자의 원성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프리랜서 요원의 실수'라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SBS 대한일본, 아직도 식민지냐", "SBS 대한일본, 국가 망신이다", "SBS 대한일본, 프리랜서 말고 관리자는 뭐했냐", "SBS 대한일본, 프리랜서 탓을 하다니 비겁하다" 등 누리꾼의 비난이 쇄도했다.

SBS의 방송사고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시청자 비판을 받는 이유다. 앞서 SBS는 여러 번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마크를 내보내는 방송사고를 일으켜 눈총을 샀다.

3월 2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고려대학교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학교 로고가 '일베' 마크로 둔갑했다. 또 지난해 10월 '스포츠뉴스'는 연세대학교 로고를 살짝 비튼 '일베' 마크를 잘못 내보냈다. 같은 해 8월 '8뉴스'에서는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을 비하한 '일베' 합성사진을 여과 없이 사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당시에도 SBS는 "제작진의 부주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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