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첫 방송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는 1회부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방송사 예능국을 배경으로 밝은 홈드라마를 표방한다’는 예고와 달리 막장 요소가 다분했다.
여자주인공 박하나가 맡은 백야는 극단적인 설정의 캐릭터로 등장했다. 어린시절 부모를 여의고 오빠를 의지하며 살아온 백야는 임신한 올케에게 도를 넘어선 시집살이를 보여줬다. 만삭으로 거동이 불편하지만 술 마신 자신을 데리러 오라하고, 자신의 오빠에게 ‘왜 오빠라고 부르냐’며 괜한 트집을 잡기도 했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임 작가 특유의 세계관도 1회에 대부분 소개됐다. 죽은 아버지에 대해 “혼이 없다고 생각하나”라는 대사를 통해 ‘무속 코드’를 보여줬고, 죽은 줄 알았던 어머니가 다른 가정의 어머니로 생존해있는 출생의 비밀도 등장했다. 또한 “게이는 세 종류가 있다”며 남성 동성애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모습은 실소를 자아냈다.
전작 ‘오로라공주’에서 논란이 된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는 백야의 입을 통해 “암세포 같은 것들”로 패러디되며 시청자의 비웃음을 샀다. 또 ‘오로라공주’ 주인공들이 갑작스런 죽음으로 한 명씩 사라졌음에도 질긴 생명력을 보여줬던 애완견 ‘떡대’처럼, 이번에도 개가 등장할 예정이다. 남자주인공(강은탁)의 어머니가 털 알레르기가 있는 설정이라 어떤 형식으로 개가 등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신비주의’를 고수하는 임 작가 스타일대로 ‘압구정 백야’는 1회가 끝난 후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에 다음 회 예고영상을 내보내지 않았다. 공식홈페이지나 포털사이트를 통해 공개되는 다음 회 줄거리도 제공되지 않았다.
임성한 작가는 어김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웬만한 톱스타가 등장해도 시청률 10%를 넘기기 힘든 현실에서 ‘압구정 백야’ 1회는 9.9%(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드라마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만들어낸 결과인지, 단순한 호기심의 결과인지 알 수 없지만, 시청률은 주목할 만한 수치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