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애환’, 대중문화콘텐츠의 인기코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2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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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만화 미생 캡처
사진출처|만화 미생 캡처
‘직장인들의 애환’이 대중문화콘텐츠의 인기 코드로 자리 잡았다.

예능, 교양프로그램과 드라마 등이 잇달아 직장인들의 애달픈 감성을 어루만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직장인들의 삶을 냉정할 정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해 호평을 얻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 17~18일 2회가 방송된 후 시청자들은 “내 이야기”라며 공감했고, 입소문 덕분에 3.1%까지 시청률이 상승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인 이 드라마는 원작보다 더 사실적이고 애잔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원작을 못 본 팬들의 관심까지 높아지면서 교보문고, 예스24 등 각 온라인 서점에서는 9권으로 꾸며진 ‘미생’ 세트가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출판계 관계자들은 “성인용 만화가 박스세트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구매력 있는 직장인들의 주문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나 자기계발 등을 다룬 책들도 꾸준히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한다.

tvN 직장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출근’은 23일부터 2기 멤버들을 내세워 직장생활이 얼마나 녹록치 않은지를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는 연예인들을 통해 직장인들의 애환을 느껴보고, 시청자들과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것이 기획의도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개그와 노래로 풍자해 웃음을 안기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 코너 ‘렛잇비’도 있다. 개그맨 박은영, 이동윤, 노우진, 송필근 등이 스펙을 중요시하는 현대사회의 취업 풍토부터 ‘술병, 월요병, 상사병 등을 앓고 있는 직장인은 종합병원’이라는 현실을 풍자해 공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

KBS 2TV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도 가족들의 이야기만 하다가 최근부터 ‘직장의 품격’이라는 새 코너를 만들었다. 촬영 세트도 직장 동료들끼리 퇴근 후 한잔 기울이며 애환을 이야기할 수 있는 포장마차로 꾸몄다.

제작진들은 “직장인들을 위한 공감백배 콩트 토크쇼”라며 “가족들에게도 말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직장 동료에게 털어놓고, 함께 사는 재미를 이야기하고 만들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총 4부작으로 12일부터 방송 중인 KBS 1TV 교양프로그램 ‘나, 출근합니다’도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최양락 팽현숙 엄길청 등이 출연하고 이재룡이 진행을 맡은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을 위한 재취업 프로젝트다. 실직과 퇴직 후 고개 숙인 한 가정의 가장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직장인을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이 어제 오늘 일 나온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열풍처럼 번진 것에 대해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비정규직이나 고용 불안 등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커지면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생’ 연출을 맡은 이재문 PD도 “직장인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일상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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