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해발 700미터 산골의 3만평 농장을 혼자 일구며 살아가는 남자. 축구장 15개를 합쳐놓은 농장에는 무공해 텃밭부터 사과, 오미자, 산머루, 포도 등 없는 게 없다. 이 모든 것은 박용범 씨(사진)의 손을 통해 수확된다.
박 씨는 전형적인 도시 남자의 이미지를 풍기지만 행동은 뼛속까지 자연인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자마자 미니사과 알프스 오토메에 산머루와 오미자 등을 효소로 만들어 밑거름으로 쓴다. 요리 솜씨도 일품이다. 이 곳에 터전을 마련하면서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박씨는 김오곤 한의사에게 곤드레 사과밥과 효소 숙성 삼겹살구이를 뚝딱 만들어준다. 직접 만든 김치, 된장, 간장까지 선보이며 주방장 수준의 실력을 자랑한다.
5년 전만 해도 박 씨는 무역회사를 거쳐 서울 강남에서 학원을 운영했다. 대기업 시절 프랑스, 영국 등 해외출장을 다니며 그 곳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연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그 역시 꿈을 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