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넘을 비법은 축산 블루오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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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특집 다큐 ‘맛있는 축산 UP…’ 7일부터 5부작 방영
농가, 부채 늘고 가격 하락 이중고… “가공-관광 결합해 6차산업 육성을”
日-獨 등 성공사례 통해 해법 제시

일본의 모쿠모쿠 농장에서 직원이 수제 소시지를 만들고 있다. 이 농장은 기존의 축산업에 제조업과 관광산업 등을 결합해 축산업의 위기를 극복했다. 채널A 제공
일본의 모쿠모쿠 농장에서 직원이 수제 소시지를 만들고 있다. 이 농장은 기존의 축산업에 제조업과 관광산업 등을 결합해 축산업의 위기를 극복했다. 채널A 제공
일본 나고야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미에 현 이가 시에 위치한 모쿠모쿠 농장. 이곳에서 열리는 ‘비엔나소시지 교실’은 어린이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 어린이들은 농장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로 소시지를 직접 만들면서 돼지고기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배운다. 모쿠모쿠 농장은 소시지 교실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매년 50만여 명의 방문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최근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축산 강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축산업계가 큰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채널A는 해외의 성공 사례를 통해 국내 축산업계의 활로를 모색하는 내용의 5부작 특집 다큐 ‘맛있는 축산 UP 농장에서 식탁까지’를 7일 오전 8시 반부터 방영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국내 축산농가의 부채는 2012년을 기준으로 가구당 평균 1억277만 원에 이른다. 이는 2005년(4438만 원)의 2.3배에 달한다. 반면 축산물 판매가격지수(2010년 축산물 평균 판매가격=100)는 2005년 93.0에서 2012년 81.5로 떨어졌다. 결론적으로 국내 축산농가들은 부채 증가와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1980년대 일본 축산업계의 사정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돼지고기를 슈퍼마켓과 식당 등에 납품했던 기무라 오사무(木村修) 씨는 축산농가가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다 인근 양돈농가들을 모아 모쿠모쿠 농장을 설립했다. 그는 소시지 교실 외에도 돈가스를 파는 레스토랑, 로컬푸드 장터, 온천시설 등을 조성해 통나무집 한 동으로 시작한 농장을 ‘축산 종합 테마파크’로 변모시켰다. 지난해 기준 모쿠모쿠 농장의 연 매출은 600억 원, 직원 수는 1000여 명으로 웬만한 중견 기업 못지않다. 기무라 씨는 “발상을 전환하면 축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맛있는 축산…’에서는 인구 3000명의 시골마을에서 매년 30만 명이 몰리는 ‘관광 메카’로 거듭난 독일 서남부 지몬스발트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주력 산업이 목축과 임업이었던 이 마을은 관광객들이 트랙터를 타고 독일 최대의 숲인 ‘슈바르츠발트(黑林)’를 구경하는 상품을 개발했고,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을 겨냥한 ‘농가 호텔’을 만들었다. 또 인공사료가 아닌 풀을 먹이는 친환경 방목으로 소를 사육해 육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맛있는 축산…’ 프로그램과 관련해 축산자조금연합의 한 관계자는 “국내 축산업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42%를 차지하지만 그동안 1차 산업적 측면에만 치중해 왔다”며 “선진국처럼 축산업을 가공업(2차)과 관광·교육산업(3차) 등을 더한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축산#FTA#블루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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