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한 바람에 머리털도 얼 지경이지만 스크린은 다시 달궈지고 있다. ‘명량’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한국 영화 대작 4편이 맞붙었던 여름마냥, 열흘 남짓 남은 올해 또 다른 기대작들이 몰려온다. 17일 먼저 개봉한 ‘국제시장’(CJ엔터테인먼트), 24일 선보이는 ‘상의원’(쇼박스)과 ‘기술자들’(롯데엔터테인먼트)이 주인공. 외화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 다큐멘터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만만찮은 가운데 국내 극영화 3편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
▽정양환=일단 ‘국제시장’은 개봉 첫날 20만 명을 넘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네. 때깔이 좋았어. 기자 시사에서도 많이들 울더라.
▽구가인=140억 원(순제작비) 어디 썼나 했더니 돈 바른 티가 잔뜩. 윤제균 감독 작품 가운데 가장 몰입도가 높았다는. 벌써부터 천만이 거론되는 정도이니.
▽정=명량처럼 군더더기가 없어 좋아. 덕수(황정민) 이야기에 집중해 깔끔했어. 신파이긴 해도 짜임새가 좋아 통한다고 봐.
▽구=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크게 4개 에피소드가 등장해. 흥남 철수와 파독 광부, 베트남전쟁, 이산가족찾기. 흐름이 매끄러웠어. 다만 감독은 일부러 정치는 뺐다는데, 그것도 일종의 정치적 선택 아닌가.
▽정=맞는 말인데, 감독의 자유지 뭐. 그걸 “영리하다”고 하건 “여우같다”로 보건 그것 역시 관객의 몫이고. 부산 출신인 내가 보기엔 제목과 달리 저잣거리의 애환이 별로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어.
▽구=황정민 노인 분장도 걸려. 70대가 아니라 80, 90대로 보였어. 요즘 어르신들 얼마나 피부가 좋은데.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한 20대가 차라리 나았어.
▽정=조연들의 연기는 플러스 점수. 라미란 김슬기는 정말 맛깔스럽더라. 진짜 든든한 고모랑 철딱서니 없는 동생 같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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