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가 90’s ③] “오랜만에 하늘을 본 기분…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MBC ‘무한도전’의 특집 ‘토토가’는 ‘원조 걸그룹’ S.E.S와 그룹 터보(아래 사진) 등 199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가수들을 다시 무대로 호출했다. 이들이 재현한 ‘1990년대 무대’는 추억과 공감의 이름으로 많은 시청자를 환호케 했다. 사진제공｜MBC

■ 주말기획｜‘토토가’ 댄스음악 그리고 1990년대

20·30·40대 기자가 본 ‘토토가’

“반짝반짝 빛났던 우리의 90년대! 찬란했던 그 시절 음악들과 함께하는 흥겨운 무대!”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가수들과 “빛났고 찬란했던” 10대∼20대의 청춘을 교감했던 이들은 열광했다. 무대에 오른 가수들과 객석의 관객은 하나된 몸짓과 ‘떼창’으로 시공간을 달리 한 시청자까지 들썩이게 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특집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홍보문구가 대변하듯 가수들과 관객과 시청자는 추억의 타임머신으로 음원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당시 음악에 대한 재평가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가 정말로 “빛나고 찬란했”는지는 함부로 단언할 수 없는 일. 하지만 적어도 추억과 공감의 이름으로 ‘토토가’의 여운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그 열기의 이모저모를 지면에 담는다.

■ 30대 기자

TV 속 스타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그들을 바라보는 나는 더 이상 중학생이 아니다. 강추위 속에 피켓 들고 서울 여의도와 연희동을 오가며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반대 집회를 벌였던 중학생은 더더욱 아니다.

오랜만에 MBC ‘무한도전’을 ‘본방사수’했다. 무엇에 홀린 듯 TV를 켜고 70분 동안 꼼짝없이 앉아 있었다. 시청자 이효리까지 춤추게 만든 ‘토토가’를 보며 나도 함께 소리 질렀다. “말해줘, 사실을 말해줘!”

문득, 나 외로운 건가. 그 시절이 그립다.

그땐 지금보다 두 박자쯤 시간이 더디 흘렀다. 스마트폰이 없던 ‘덕분에’, 포털사이트가 활개치지 않았던 ‘덕분에’. 그땐 음악도, 스타도, 그들이 만든 이슈도 귀했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은 또 그만큼 귀했다.

‘토토가’는 기억의 ‘뇌관’을 건드렸다. 추억으로 불러야 더 마땅할 기억들은 ‘토토가’라는 기폭제를 통해 방울방울 이어진다. 스마트폰 액정에 고개 박고 살다 오랜만에 넓은 하늘을 들여다본 기분처럼, 불현듯 떠오르는 추억은 신선하다.

소중한 건 늘 옆에 있다.

기부하고 봉사만 하며 사는 줄 알았던 션은 밍크점퍼 입고 ‘에이 요!’를 외치던 힙합가수였고, 스크린 관능의 상징 엄정화는 ‘몰라’를 외치며 고개 흔들던 디바였다. 단지 그들을 ‘발견’하지 않았고, 제대로 바라봐주지 않았을 뿐이다. 지금은 음악도, 스타도, 그들이 만든 이슈도 흔한 세상이니까.

그래서 ‘토토가’는 새삼스럽고, 또 귀하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m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