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이하 MBC 노조)가 권성민 PD 해고와 관련해 공식입장을 밝혔다.
21일 MBC노조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사측은 지난 월요일(19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권성민 PD의 해고를 결정했다. 회사를 위해 ‘입바른’ 소리 한 번 했다가 정직 6개월의 고초를 겪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며 “현 경영진의 반민주적 광기 말고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폭력이다”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이어 노조 측은 “권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게시물을 3차례 올렸다. 예능 PD로서의 경험과 생각을 가볍게 소개하는 만화 형식이었다”며 “회사는 권 PD가 자신의 처지를 ‘유배’로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권 PD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유배’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노조 측은 “무엇보다 이번 징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도발이다. 권 PD의 문제의식과 표현방식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징계와 처벌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며 “그것이 다양성을 기초로 한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상식이다. 더구나 다양한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언론사 내부에서 ‘표현’을 문제 삼아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퇴행이자 반동이다.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여론에 귀를 닫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권 PD가 반복적으로 회사를 비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비판과 비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적 대응에 지나지 않는다”며 “권 PD의 정상적인 의견 개진과 표현을 징계와 처벌로 대하는 회사의 비정상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MBC는 21일 권성민 PD가 인터넷에서 회사에 대한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수차례 올렸다며 해고 조치한다고 밝혔다.
MBC는 이날 “인터넷에 편향적이고 저속한 표현을 동원해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행위로 중징계를 받은 뒤 또 다시 같은 해사행위를 수차례 반복한 권성민 PD에 대해 해고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권성민 PD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제목의 카툰을 게재했다. 권성민 PD는 지난달 11일 예능1국에서 경인지사 비제작부서로 전보 조치됐다.
권성민 PD는 이 카툰에 대해 “유배기간 한정 예능국 이야기”라며 회사의 전보조치를 ‘유배생활’에 빗대 풍자했다. 이 웹툰에는 “엠XX PD입니다”, “유배 중이죠”, “꼴도 보기 싫으니까 수원으로 가렴” 등의 문구가 담겼다.
▼다음은 MBC 노조 공식입장 전문▼
기어코 김재철 시절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말았다. 사측은 지난 월요일(19일) 인사위원회를 통해 권성민 PD의 해고를 결정했다. 회사를 위해 ‘입바른’ 소리 한 번 했다가 정직 6개월의 고초를 겪은 지 불과 한 달여 만이다. 현 경영진의 반민주적 광기 말고는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폭력이다.
권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능국 이야기’라는 게시물을 3차례 올렸다. 예능 PD로서의 경험과 생각을 가볍게 소개하는 만화 형식이었다. 회사는 권 PD가 자신의 처지를 ‘유배’로 표현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권PD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면 ‘유배’는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권 PD는 지난해 5월,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MBC의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개인적인 사과를 담은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개인의 양심에 대한 시대착오적인 부당 징계였다. 정직 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비제작부서인 경인지사 수원총국으로 전보 조치됐다. 부당 징계에 이은 부당 전보였다. 아무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기는 시대라지만, 이조차 권PD의 역량을 고려한 업무 배치라고 억지를 필 것인가? 이를 ‘유배’로 표현한 것이 어찌 해고의 사유가 된다는 말인가?
회사는 또, 권 PD가 김재철 전 사장의 발언을 인용했다는 점도 걸고 넘어졌다. ‘공정방송 못하면 한강물에 내던지라’는 그 유명한 발언이다. 프로그램 편집의 효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사례로 인용된 것인데, 이 정도의 표현에 해고 칼날을 휘두르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이미 불명예 퇴진한 전 사장의 발언 하나를 언급한 것이 그리도 무거운 죄가 된다는 말인가? 그렇게 이성을 잃고 망나니 칼춤을 추게 만든 현 경영진의 역린(逆鱗)이 고작 김재철 정도였단 말인가?
무엇보다 이번 징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억압이자 도발이다. 권 PD의 문제의식과 표현방식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판단은 다를 수 있지만, 징계와 처벌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것이 다양성을 기초로 한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상식이다. 더구나 다양한 여론의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언론사 내부에서 ‘표현’을 문제 삼아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퇴행이자 반동이다. 구성원들의 입을 틀어막고 여론에 귀를 닫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나 마찬가지이다.
사측은 권 PD가 반복적으로 회사를 비방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비판과 비방을 구분하지 못하는 유아적 대응에 지나지 않는다. 권 PD의 정상적인 의견 개진과 표현을 징계와 처벌로 대하는 회사의 비정상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다시 강조하지만, 최초의 원인 제공자는 사측이었다. 보도국 수뇌부는 ‘세월호 사건’의 진실은 애써 외면하면서 유가족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보도 참사를 일으켰고, 경영진은 이를 비호했다. 실망하고 분노한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권 PD는 해고라는 현실에 맞닥뜨렸다. 누가 가해자이고 누가 피해자인가? 적반하장(賊反荷杖)은 이를 두고 하는 말 아닌가?
조합은 이번 징계를 한 개인에 대한 집요한 표적 징계이자 감정에 치우친 부당 해고로 규정한다. 경영진은 ‘괘씸하다’는 자기 분노에 사로잡혀 뒷감당할 생각도 없이 경솔하게 망나니 칼춤을 추었다. 노동자에게 해고는 살인과 다름없다. 조합은 뒤바뀐 가해자와 피해자의 본래 자리를 되찾는 일에 즉각 나설 것이다. 그것은 MBC의 비정상을 바로 잡는 또 하나의 행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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