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생명은 ‘이미지’다. 그만큼 매니지먼트사는 소속 연예인들의 이미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요인은 늘 돌출하고, 예상치 못한 변수도 갑자기 나타난다. 여기 소개하는 한 매니저의 사례는 연예인의 위기가 어떻게 찾아오고, 또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타산지석과 반면교사의 메시지이다.
올해로 매니지먼트 15년차를 맞은 A씨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 쪽이 답답해진다. ‘그때’ 연예계에서는 치명적이라고 인식되는 사건과 논란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인생 최대의 위기마저 느껴야 했다.
첫 사건은 물밑에 있던 누군가의 ‘의심’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소속 연예인이 ‘범죄자’로 낙인찍힌 케이스다. 연예인들은 소문 혹은 제보로 인해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는 경우가 있다. A씨의 한 소속 연예인도 같은 일로 두 번째 내사를 받던 때였다. 한 매체가 이 사실을 실명과 함께 보도했다. A씨로서는 “이미 한 차례 겪은 일”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사건은 실명으로 보도되지 않는다고 믿었다. 순진한 생각이었다. 그래도 “결백했기에 오해는 풀릴 것”이라 생각했다. 연예활동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죄를 짓지 않았기에 활동을 중단할 이유가 없었다. 활동 중단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다는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체들이 경쟁이나 하듯 갖가지 정황과 추측으로 기사를 쏟아냈고, 상황은 악화했다. 결국 활동은 중단했지만, 사사건건 해명하지 않았다. 일단 무혐의를 증명하는 게 급선무였다.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서 다른 연예인이 ‘사고를 쳤다’. 처음엔 단순해보였다. 하지만 일이 커졌다. 죄질이 좋지 않았지만, 빨리 사과하고 자숙하면 될 일이었다. 해당 연예인은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 발각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비난에 휩싸였다. 회사 내부의 소통 부족은 결과적으로 거짓 해명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런 와중에 또 다른 연예인이 경찰 조사를 받는 행위를 저질렀다. 앞선 두 사례에 비하면 ‘경미한’ 수준이었다. 연예인이 자숙하면서 대중의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하면 용서가 될 만한 일이었다. 그래도 가슴은 타들어갔다.
의심을 받았던 첫 사례의 연예인은 뒷날 무혐의를 밝혔지만 이미 민심을 잃은 뒤였다. 꼼수를 부린 연예인 역시 그 뒤로 오랫동안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삼중고를 겪은 A씨는 “억울한 오해를 받더라도, 먼저 ‘억울하다’고 떼쓰듯 해명하지 말고, 혹시라도 오해받을 일을 하지 않았나 면밀히 잘 살펴야 한다. 법적으론 문제가 없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그것도 큰 위기다. 잘못한 일에 대해선 절대 변명하지 말고, 즉시 사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