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부산시·영진위 향해 “표현 자유 훼손 중단하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2월 13일 13시 09분


영화계가 최근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일련의 사태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고, 부산국제영화제를 향한 외압 논란의 중심에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에게는 “영화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선언을 할 의향”을 공개 질의했다.

영화제작가협회와 영화감독조합, 영화프로듀서조합 등 50개 영화단체가 참여한 ‘표현의 자유 사수를 위한 범 영화인 대책위원회’(대책위)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훼손하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 결성과 기자회견은 최근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뤄졌다. 비슷한 시기 영화진흥위원회가 국내서 이뤄지는 모든 영화제를 사전 심의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비난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최근 일들은 영화계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게 된다”고 지적하며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 자율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하는 모든 시도가 잦아들지 않는다면 좌시하기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계에 그치지 않고 범 문화계, 범시민 연대를 조직해 헌법에서 보장한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지켜나겠다”고도 밝혔다.

부산시의 부산국제영화제의 외압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서병수 부산시장을 상대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영작 선정에 자율성을 보장하고 프로그램 선정에 어떤 간섭, 외압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으며 답변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화감독조합 부대표 정윤철 감독은 영화진흥위원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감독은 “‘국제시장’ 사태에서 본 것처럼 영화에 이념이 개입하면 편 가르기, 일종의 사전검열 같은 불필요한 논쟁을 낳는다”며 “영화를 특정 집단이 평가, 심의하고 등급 매기는 것 자체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잘 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를 컨트롤 하려 하고, 독립영화를 제한해 본인 입맛대로 조율하겠다는 것 같다”며 “영화진흥위원회가 아니라 영화침체위원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후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감독은 또 “지금 같은 논란이 계속된다면 영화계가 영화진흥위원회의 해체를 요구할 수도 있다”며 “한국 영화계는 영화진흥위원회 없이도 얼마든지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은 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임창재 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안병호 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최은화 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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