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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충선 “연기 향해 돌진한 30년, 아직도 갈증”
스포츠동아
업데이트
2015-02-18 07:30
2015년 2월 18일 07시 30분
입력
2015-02-18 07:30
2015년 2월 18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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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충선. 스포츠동아DB
“나에게 연기는 매일 하고 싶은, 설레는 일이다. 절실함. 그것이다.”
연기를 시작한 지 30년이 되어 가도, 연기는 배우에게 갈증의 대상이다.
배우 박충선(51)도 그렇다.
개성 짙은 연기로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 출연하고 TV 사극은 물론 어린이 드라마까지 참여하는 광범위한 활동에도 그는 “아직 못 해본 게 더 많다”고 했다.
“영화 시나리오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일은 없다. 어렵게 내 손까지 온 시나리오를 읽다보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 시나리오는 누군가 몇 년 동안 애써 쓴 책 아니냐.”
올해 박충선이 맞이한 상황은 좀 특별하다.
개봉해 상영 중이거나 촬영을 앞둔 영화가 총 4편이다. 1월 개봉한 ‘내 심장을 쏴라’부터 촬영을 앞둔 사극 ‘조선마술사’, 개봉 준비 중인 ‘소수의견과’ ‘헬머니’까지 그 장르도 다양하다.
박충선이 연기를 시작한 건 또래보다 늦게 중앙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뒤였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학과 수업보다 연극반에 더 매료됐다. 군 복무를 마치고 26살에 연극영화과 입학으로 진로를 바꾼 이유다.
“연극반에서 연기를 하다 군대에 가니 오로지 연기만 보였다. 무조건 돌진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좀 더 탐색해보고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타진하고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다.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몰입했다.”
‘결심’ 이후 뒤돌아보지 않고 연기만 바라봤지만 때로는 “배우로서 타고난 재능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눈빛에서조차 아우라가 느껴지는 사람이 진짜 배우 같다. 그런 배우를 보면 참 부럽다. 나는 가진 게 없어서 더 절실했다.”
“부족하다”는 그의 말과 달리 박충선은 출연하는 영화마다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장 최근 관객에게 공개된 ‘내 심장을 쏴라’도 예외는 아니다. 자유를 갈망하는 청춘의 이야기가 매끄럽게 완성된 데는 박충선의 역할이 상당했다.
영화에서 맡은 우울한 청소부 역은는 젊은 두 주인공 이민기, 여진구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자유를 향한 첫 걸음을 떼게 하는 인물이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보면 주변의 시간은 바쁘게 흐르지만 그 속도와 상관없이 느릿하게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고독한 인물이 나오지 않나. 우울한 청소부도 비슷하다. 혼자만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이다.”
이 영화를 촬영하며 연극과 더불어 지냈던 20여 년 자신의 모습을 자주 떠올렸다.
서른살 무렵 그는 지하철에서 살아가는 노숙인 역을 맡고 연극 무대에 섰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당시 일주일 간 서울 시내 지하철에서 먹고 잤다.
“돌아보면 20년 전엔 지하철에서 노숙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그 시절에는 연극을 할 때만 제 정신이었던 것 같다.”
박충선은 곧 ‘조선마술사’ 촬영을 시작한다. 조선시대가 배경인 사극으로 젊은 마술사와 공주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에서 유승호와 호흡을 맞춘다.
둘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2002년 KBS 2TV ‘매직 키드 마수리’부터 지난해 방송한 ‘마법 천자문’까지 어린이 드라마에도 자주 출연해온 그는 2005년 ‘마법전사 미르가온’에서 유승호와 부자기간으로 출연한 인연이 있다. 성인이 된 유승호와 10년 만의 재회다.
이어 “어느 영화보다 힘을 줬다”는 ‘소수의견’도 개봉을 준비 중이다. 법정극인 영화에서 박충선은 재판을 좌지우지하는 검사장 역을 맡았다. 이미 촬영을 마친 영화의 개봉을 준비하는 그의 마음은 남다르다.
“그동안 내 배역은 대부분 서민이었다. 검사장 같은 고위 공직자 역은 처음이다. 하하! 이번 기회에 나도 공직자 역할이 잘 어울린다는 걸 증명하겠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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