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극장가에 6~7편의 한국영화가 집중적으로 쏟아진다. 멜로부터 휴먼코미디까지 각기 다른 장르를 접할 기회이지만 한편으론 복잡한 전략에 따른, 피치 못할 개봉 릴레이란 지적도 나온다.
4월9일 안성기 주연의 ‘화장’(제작 명필름)과 박근형·윤여정의 ‘장수상회’(제작 빅픽쳐)를 시작으로 강예원·오지호가 만난 로맨틱 코미디 ‘연애의 맛’(감독 김아론·제작 청우필름), 김인권 주연의 휴먼코미디 ‘약장수’(감독 조치언·제작 26컴퍼니) 등이 관객을 찾는다.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차이나타운’(감독 한준희·제작 폴룩스픽처스), 공포 ‘검은손’(감독 박재식·제작 골든타이드픽쳐스) 역시 4월 개봉을 준비 중이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개성과 저마다 다른 이야기로 다양한 장르를 극장서 볼 수 있는 기회다. 관객 입장에선 어느 때보다 영화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혜수의 변신, 각각 ‘화장’과 ‘장수상회’를 통해 새로운 연출의 세계로 진입한 임권택, 강제규 감독의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극장가 비수기로 통하는 4월에 이처럼 여러 편의 영화가 집중되는 건 이례적이다. 더욱이 개봉을 준비하는 이들 영화가 대부분 제작비 20~30억 원, 많아도 50억 원을 넘지 않는 중소 규모라는 점에 시선이 모인다.
영화계에서는 4월 개봉 릴레이의 한 배경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 지목하고 있다. 4월23일 개봉이 유력한 이 영화는 지난해 서울 마포대교와 상암동, 강남대로 등에서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촬영했다. 할리우드 인기 시리즈의 첫 국내 촬영인데다 2012년 개봉한 1편은 국내서 700만 명의 관객을 모은 흥행으로 인해 관객의 높은 사전 관심을 얻고 있다.
대형 블록버스터의 개봉 날짜를 피하는 건 배급전략의 ‘기본’으로 통하지만 4월 극장가 풍경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각 배급사가 주력하는 영화를 배치할 경우 ‘리스크’가 크다는 계산 아래 어떻게든 ‘어벤져스2’를 피하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개봉 적기를 고려해 흥행 가능성을 높이는 건 전략이지만 올해 4월의 상황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어벤져스2’와 맞붙어도 피해 규모가 적은 편인 중급 영화나 개봉이 연기돼온 작품을 배치하는 매우기식 개봉이 많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와 ‘채피’ 등 외화에 밀려 곤두박질친 한국영화 점유율이 4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렇다할 경쟁 영화가 없는 상황에서 ‘어벤져스2’가 스크린은 물론 관객까지 싹쓸이 한다면 그 여파가 5~6월 극장가까지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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