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함몰에도 하춘화 업고 뛴 이주일, 그날의 비화가…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3월 16일 17시 45분


“수지큐♪~”, “콩나물 팍팍 무쳤냐?”,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

온 국민을 웃긴 코미디 황제 이주일. 그가 처음부터 인기 스타였던 것은 아니다.

무명 희극인으로 ‘유랑생활’을 하던 이주일은 1977년 11월 11일 전북 이리(지금의 익산)역 폭발 사고 때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했다.

화약운반열차가 폭발한 당시 사고는 어마어마했다. 반경 500m 이내, 축구장 70배에 달하는 넓이가 쑥대밭이 됐다. 중상 185명, 경상 1158명. 모두 1402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다.

당시 역 앞의 창인동 삼남극장에서는 ‘하춘화 리사이틀’이 열리고 있었다. 사회자는 이주일.
지금 이주일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코미디의 황제로 기억되고 있지만 그 때는 하춘화 공연의 사회자를 맡은 무명 코미디언이었다.

사고 순간엔 극장 안에 700여 명이 있었다. 갑자기 “꽈~광” 하는 연쇄폭음과 함께 2층 천장이 내려앉아 객석을 덮쳤다. 이 바람에 5명이 깔려 숨지고 1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하춘화는 노래를 부른 뒤 잠시 쉬고 있었고, 이주일은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었는데 폭발사건이 발생한 것.

하춘화가 부상하자 이주일은 두개골이 함몰되는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장실 담을 넘어서 하춘화를 업고 뛰었다. 목숨을 걸고 하춘화를 지켜낸 이 일로 이주일은 대스타로 성장하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하는데….

무명의 이주일에게 코미디 황제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 은인 하춘화. 과연 그날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비화가 16일 오후 11시 채널A ‘실화극장 그날’에서 공개된다.

채널A ‘실화극장 그날’은 누구도 몰랐던 과거 사건 속 숨은 진실을 철저한 취재와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실감나게 사건을 재구성하는 프로그램. 16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 이리역 폭발사고 :
1977년11월22일 전북 이리시 이리 역에서 화약을 운반중인 열차 수송원의 실수로 폭발한 사건으로서 59명이 사망하고 1백30여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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