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스타’ 등 방송을 통해 화려한 입담을 자랑하는 가수 윤종신(46·사진). 기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로 박지윤, 김예림, 조정치 등 후배 음악인들과 함께 활동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 역시 1990년대 자신의 시대를 꽃피웠다. 하지만 ‘방송 출연 정지’의 아픔도 겪었다.
1993년 오늘, 당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심의 기능을 지녔던 방송위원회는 SBS 라디오 ‘기쁜 우리 젊은 날’의 진행자인 윤종신에 대해 해당 프로그램 ‘3개월 출연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또 고정 출연 중이던 가수 양준일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1990년 그룹 015B의 객원가수로 나서 이듬해 솔로 가수로 데뷔한 윤종신이 ‘너의 결혼식’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던 때였다.
윤종신은 ‘사랑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코너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두 명의 여학생을 사귀는 고민을 털어놓는 중학생에게 ‘일부다처제’를 운운했다. 방송위는 청소년의 건전한 정서를 해칠 우려가 크다는 징계 사유를 밝혔다. 양준일은 외국어를 남발하며 ‘바른 언어생활을 저해한다’고 해 징계 대상이 됐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은 이미 그 이전 비슷한 사유로 다섯 차례나 주의 경고를 받은 ‘전력도’ 있었다.
당시 언론들은 방송 프로그램의 예능화 경향이 심화하면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스타급 연예인들을 진행자로 내세운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SBS는 그달 말 봄철 개편을 맞아 전체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연예인에서 아나운서들로 바꿨다. ‘기쁜 우리 젊은 날’은 김영성 아나운서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