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상암벌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진다. 1990년대를 빛낸 화려한 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날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토토즐 슈퍼콘서트’가 그 무대. 김건모, SES, 조성모, DJ DOC, 지누션, R.ef, 철이와미애 등 23명(팀)의 가수들이 공연한다. 최근 이 공연의 타이틀을 둘러싸고 주최 측과 MBC가 힘겨루기에 나섰다. 1980∼1990년대 쇼 프로그램의 대명사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토토즐)의 ‘제호’를 둘러싼 갈등이다.
1990년 오늘, 그 추억의 프로그램 ‘토토즐’이 200회를 맞았다. ‘토토즐’은 이날 오후 6시50분 이덕화와 김희애의 진행으로 1980년대 말 인기가요를 소개하는 특집을 마련했다. 나미의 ‘유혹하지 말아요’, 전영록의 ‘아직도 어두운 밤인가봐’, 구창모의 ‘희나리’,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등이 무대에 흘렀다. 이선희와 변진섭, 이지연, 현철 등과 함께 이미자도 축하무대를 펼쳤다.
‘토토즐’은 ‘쇼2000’의 후속으로 1985년 11월9일 첫 방송됐다. 이덕화와 송옥숙이 MC로 나선 ‘토토즐’은 이후 9년 동안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또 다른 중흥의 발원지로 위세를 떨쳤다. 1970년대 TBC ‘쇼쇼쇼’와 KBS의 ‘빅쇼’, 1980년대 ‘쇼2000’ 등 정통 쇼 프로그램의 계보를 이으며 가수들의 향연장으로서 기능에도 충실했다.
하지만 1990년대 초중반 방송프로그램의 예능화와 함께 콘서트와 뮤직비디오 등 가수들의 노출 공간이 다양화하면서 시대는 달라졌다. ‘토토즐’은 정통 쇼 프로그램보다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구성으로 변해갔고, 결국 1994년 3월1일 막을 내렸다. MC 이덕화는 200회 특집 1년 뒤인 1991년 4월13일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그는 이미 1981년 ‘쇼2000’부터 시작해 “부탁해요!”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김성희, 정애리, 고 김진아, 김청, 조용원, 김혜수, 김희애 등 당대 톱스타들과 호흡을 맞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