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류의 가장 너른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한류 콘텐츠를 흡수하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시장에 자본을 투자하거나 합작형태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 한류는 1990년대 발원했다. 사실 ‘한류’라는 단어 자체도 중국에서 생겨났다. 그 선두에 연기자 안재욱이 서 있었다.
1997년 오늘, 안재욱이 주연한 MBC ‘별은 내 가슴에’(사진)가 막을 내렸다. 안재욱과 함께 최진실, 차인표, 전도연이 주연한 ‘별은 내 가슴에’는 그해 3월10일 방송을 시작해 49.4%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았다.
‘별은 내 가슴에’는 부모를 잃은 디자이너가 정재계 막후 실력자 집안의 톱스타와 재벌가 아들 사이에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 그 3년 전 또 다른 신드롬을 몰고 온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차인표의 제대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큰 화제가 됐다.(연출자 역시 ‘사랑을 그대 품안에’의 이진석 PD였다)
하지만 방송 2∼3주 만에 형세는 역전됐다. 눈을 가리는 긴 머리카락과 반항적 이미지, 유력한 집안의 아들로 한 여자만을 향한 순정한 남자. 안재욱은 차인표를 제치고 장안의 최대 화제를 모았다. 만화 ‘캔디’의 테리우스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안재욱의 힘은 드라마의 결말을 바꾸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차인표와 최진실이 사랑을 맺는 것으로 막을 내리려던 설정은 PC통신을 중심으로 한 여론에 밀려 안재욱과 최진실의 사랑으로 끝맺었다. 이 같은 인기를 발판으로 안재욱은 그 다음달 ‘포에버’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했다.
‘별은 내 가슴에’는 이후 중국에 수출됐다. 그리고 본격적인 한류의 물꼬를 텄다. 안재욱은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중국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한류스타에 등극했다. 안재욱은 6월1일 뮤지컬배우 최현주와 결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