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park)에서 세계(world)로 넓어졌다. 1993년 끝내 문을 열지 못했던 ‘쥬라기공원’은 22년 후 1일 입장객 2만 명이 넘는 테마파크 ‘쥬라기월드’로 거듭났다. 그만큼 볼거리는 화려해지고 액션의 스케일은 커졌다.
‘쥬라기공원’의 4편에 해당하는 ‘쥬라기월드’가 11일 전국 1200여 개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한다.
영화 ‘쥬라기월드’와 영화 속 테마파크인 ‘쥬라기월드’는 사실 비슷한 처지에 빠져 있다. 영화의 경우 속편인 2, 3편이 1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을 듣는 상황에서 4편은 전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움을 줄 필요가 있었다. 테마파크 역시 이미 다 알고 있는 공룡 모습에 식상한 관람객들이 점점 줄어 수익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그들은 기존 공룡보다 더 크고, 더 무섭고, 더 쿨한 공룡을 만들어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이를 위해 ‘쥬라기월드’는 창립자의 이름을 딴 존 해몬드 연구실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유전자를 바탕으로 각종 유전자를 섞어 2600만 달러짜리 인도미누스 렉스를 탄생시킨다.
그러나 이 때문에 테마파크는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영리하다 못해 사람을 속일 줄 아는 인도미누스 렉스가 출입금지 구역에 있던 우리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여기에 인도미누스 렉스를 잡기 위해 출동한 헬기가 유리돔에 떨어지면서 구멍이 생겨 그곳에 있던 프테라노돈 등 익룡이 탈출한다.
테마파크에 있던 2만 명의 머리 위에서 익룡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비상한 두뇌와 은신술로 인간의 제지를 뚫은 인도미누스 렉스가 점점 테마파크로 접근하며 사람들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영화의 히든카드는 1편부터 꾸준히 등장해 온 티라노사우루스와 벨로시랩터의 변신이다. 이들은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특히 뒷방 늙은이처럼 존재감이 없던 티라노사우루스는 막판 반전의 일등공신이 된다.
제작 총괄로 나선 스티븐 스필버그는 “오리지널을 뛰어넘는, 정말 훌륭한 어드벤처”라고 공언해 왔는데 적어도 볼거리와 액션 면에선 그 말이 틀리지 않다. 줄거리의 허점을 느낄 새도 없이 줄기차게 몰아치는 공룡의 습격에 심장이 계속 쫄깃해진다. 연구실에서 배양하던 공룡의 배아를 헬기로 반출해 나가는 장면은 5편을 예고한다.
▼티렉스의 힘, 랩터의 영리함, 청개구리 은신술 갖춰 ‘최강’▼
유전자 조작 ‘괴물 공룡’ 인도미누스 렉스
영화 ‘쥬라기’ 시리즈에는 수많은 공룡이 나오지만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람을 해치는 육식공룡이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티렉스)와 벨로시랩터는 1∼4편에 모두 출연한 ‘터줏대감’. 가장 포악한 육식공룡인 티렉스는 발달된 턱에서
나오는 파괴적 힘으로 다른 존재를 압도한다. 무지막지한 공룡이지만 새끼를 보호하는 데는 지극 정성이었다는 이론이 2편의 주요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벨로시랩터는 몸집이 작은 대신 민첩하고 영리해 가장 관객을 놀라게 하는 존재로 나온다. 실제 랩터의 뇌 무게는 인간 뇌(1300g)와 비슷한 1000g. 학계에선 대화와 협동으로 무리 지어 사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편에선 티렉스도 물어 죽이는 막강한 공룡으로 스피노사우루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2편이 끝난 1998년에 북아프리카에서
뼛조각 400여 점이 발견되면서 3편에 전격 캐스팅된 것. 영화와 달리 실제로는 턱관절과 이빨이 작아 물고기 등을 먹고 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시 3편에서 처음 등장한 익룡 프테라노돈은 공중에서 사람을 낚아챈 뒤 긴 부리로 쪼아 먹어 공포감을
극대화시켰다. 그 공로로 이번엔 떼 지어 나온다.
이번 쥬라기월드에는 역대 최강의 가상 공룡이 등장한다. 연구실에서
여러 공룡 유전자는 물론이고 청개구리 등 다른 종의 유전자까지 합쳐 만든 인도미누스 렉스로 ‘사나운’ ‘길들지 않은’이라는 뜻.
티렉스의 힘과 랩터의 영리함, 청개구리의 은신술 등을 갖췄다.
또 다른 새 얼굴은 바다에 사는 모사사우루스. 바다의 티렉스로 불릴 정도로 공격성이 강하다. 영화에선 상어 익룡 등 먹이를 닥치는 대로 삼키는 걸로 나온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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