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상훈 “‘니글니글’ 수위 조절중…원래 민소매 아닌 망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17일 07시 05분


개그맨 이상훈이 “김준호 선배처럼 오랜 시간 ‘개그콘서트’를 지키는 수문장 같은 존재로 남고 싶다”며 개그 열정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개그맨 이상훈이 “김준호 선배처럼 오랜 시간 ‘개그콘서트’를 지키는 수문장 같은 존재로 남고 싶다”며 개그 열정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DB
■ 개그콘서트의 ‘중심축’ 이상훈

‘개콘’ 출연이 인생목표…이미 초과달성
물리치료사 그만둔건 내가 가장 잘한 일
한때 무대공포증…결국엔 개그가 해답

“목표를 이미 초과달성한 거죠.”

4년 전, 만 서른을 앞두고 KBS 26기 공채 개그맨의 꿈을 이룬 이상훈(33)은 요즘 또 다른 꿈 속에 빠진 것만 같다. 안정적인 직업으로 여겨졌던 물리치료사를 그만두고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개그맨의 길로 뛰어든 건,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한 선택이었지만 인생에서 가장 잘 한 일인 것 같다고 말한다.

“개그맨 시험을 준비하면서 목표는 딱 하나, ‘개그콘서트’에 딱 한 번만이라도 출연하자는 것이었다. 개그맨이라는 꿈도 이뤘고, ‘개그콘서트’에도 출연 중이니 목표를 이미 초과달성 한 것 같다. 하하.”

이상훈은 현재 자타공인 KBS 2TV ‘개그콘서트’의 중심축이다. ‘핵존심’과 ‘스톡홀롬 신드롬’, 지난달 24일 선보인 ‘니글니글’까지 세 개의 코너에 출연하며 대세 개그맨임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자아도취에 빠진 이상훈과 송영길이 ‘더티섹시’ 콘셉트로 여자들을 향해 허세를 날리는 ‘니글니글’은 공개 직후 단숨에 인기 코너로 자리 잡았다. ‘몸꽝’에 가까운 두 남자의 핫팬츠, 민소매 패션과 파격적인 댄스는 웃음 섞인 감탄과 경악스러움을 동시에 유발하고 있다.

이상훈은 “초반에는 민소매가 아닌 망사 셔츠였다. 하지만 ‘노출을 자제해 달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수위가 낮아졌다”며 “평소 친한 송영길 선배와 복싱장에서 운동하다 우연히 흘러나오는 제이슨 데룰로의 ‘위글’이라는 음악을 듣고 ‘니글니글’의 춤과 콘셉트를 짜게 됐다”고 말했다.

데뷔 이후 ‘감사합니다’ ‘좀도둑들’ ‘왕입니다요’ ‘후궁뎐;꽃들의 전쟁’ ‘시청률의 제왕’ 등 코너에 출연한 이상훈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늘 상승곡선만 그린 건 아니다.

이상훈은 “2년차에 무대공포증이 있었다. 영화 ‘도둑들’을 패러디한 코너 ‘좀도둑들’에서 김혜수 캐릭터로 등장했는데 스스로 창피해 웃음의 요소를 살리지 못했다. ‘얼굴 정말 크다’는 방청객의 목소리가 귀에 들리면 곧바로 NG로 이어졌다. 무대 위 역할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개그에 대한 고민은 결국 개그에서 해답을 찾았다. 시청률만 좇는 막장 드라마의 제작 현실을 꼬집은 ‘시청률의 제왕’에서 재연배우로 나선 동안 이상훈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스스로 만들어놓았던 개그의 벽을 깼다. 그는 “‘시청률의 제왕’은 연기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던 고마운 코너”라고 말했다.

이상훈은 이제 “하루하루 목표를 상향조정”하며 인생에 새로운 색깔을 덧입히고 있다. 그는 “매년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올해는 ‘해피투게더3’의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이다”고 웃으며 “지금은 ‘더티 섹시’ 개그를 하고 있지만 이문재와 장효인 선배가 했던 ‘두근두근’처럼 가슴 설레는 로맨스 개그 코너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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