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안방극장은 이른바 ‘놈놈놈’의 잔치였다. 다중인격, 초능력자, 뱀파이어 등 독특한 남성 캐릭터를 앞세운 드라마가 잇따라 시청자를 찾았다. 하지만 이른바 ‘대박’ 작품은 없었다. 따라서 하반기 각 방송사는 자존심 회복을 위해 새 드라마를 잇따라 내놓는다. 특히 팩션 사극, 정치, 판타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물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에 기대가 높다.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관계자들은 저마다 “시청자 공감 스토리와 우수한 작가, 톱스타의 귀환”등을 앞세우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 KBS…송중기·송혜교 커플의 귀환
상반기 주말극 ‘가족끼리 왜이래’와 수목극 ‘착하지 않은 여자들’로 시청률 우위를 점한 KBS는 송중기와 송혜교가 만나는 ‘태양의 후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극중 송중기는 특전사 소속 해외 파병팀장, 송혜교는 여의사를 각각 연기한다. 최근 대본 리딩을 시작으로 그리스 로케이션 촬영을 앞두고 있다. KBS 드라마국 문보현 국장은 “‘시크릿가든’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와 톱스타들이 만들어낼 시너지와 100% 사전제작에 따른 높은 완성도를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했다.
수목드라마 ‘어셈블리’ 역시 기대작으로 꼽았다. 지난해 세련된 정치사극으로 호평 받은 ‘정도전’의 정현민 작가가 집필하며,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 정재영의 도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MBC…뱀파이어 선비의 어깨가 무겁다
7월 방송을 앞둔 ‘밤을 걷는 선비’가 기대작으로 꼽힌다. 하지만 주인공 이준기와 이유비가 촬영 도중 부상을 당하는 등 초반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밤을 걷는 선비’는 신비로운 뱀파이어 선비를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 앞서 KBS 2TV ‘블러드’와 ‘오렌지 마말레이드’가 뱀파이어 주인공을 앞세웠던 터라 신선함이 다소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섭 MBC 드라마국 부국장은 “원작인 웹툰의 이야기 구조가 워낙 탄탄하고, 이를 각색한 대본도 훌륭하다”면서 “뱀파이어 소재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극중 멜로라인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제2의 ‘해를 품은 달’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SBS…김희애 김태희 신세경, 그녀들이 온다
SBS는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편성했다.
SBS 드라마국 김영섭 국장은 최고 기대작으로 10월 방송할 예정인 ‘육룡이 나르샤’를 추천했다. 조선 건국기 이방원을 중심으로 하는 팩션 사극으로, 유아인과 신세경, 변요한 등이 출연을 결정했다. 김 국장은 “‘대장금’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로 시선을 모은 김영현·박상연 작가의 ‘믿고 보는’ 작품이라는 신뢰가 크다”면서 “젊은층도 좋아할 만한 사극이다”고 밝혔다.
‘마이더스’ 이후 4년 만에, ‘장옥정, 사랑에 살다’ 이후 2년 만에 각각 SBS 드라마로 돌아오는 김희애와 김태희도 반가운 존재들이다. 김희애는 8월 방송할 새 월화극 ‘미세스 캅’에서 강력계 여형사 역을, 김태희는 수목극 ‘용팔이’에서 재벌 상속녀로 변신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