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인터넷 등이 발달하고 다양한 매체가 등장한 지 오래. 그럴수록 라디오는 마치 추억의 매체로 오해받는다. 하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출퇴근길에 나선 직장인들과 대중교통 운전기사들 그리고 아이들과 남편을 등교시키고 출근시킨 뒤 한적한 차 한 잔과 함께 아침 시간의 분주함을 달래주는 주부 등에게 친근함으로 다가온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MBC 표준FM ‘여성시대’다.
1991년 오늘, ‘여성시대’가 방송 1000회를 맞았다. 진행자 손숙·정한용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공개방송을 펼쳤다. ‘만남 그리고 새로운 출발’이라는 제목 아래 5000명의 청취자를 초대해 무대를 꾸몄다. 임국희, 변웅전, 이종환, 봉두완 등 역대 ‘여성시대’ 진행자들과 함께 가수 조용필, 윤형주, 송창식, 이동원 등이 무대에 올랐다.
‘여성시대’는 평일 오전 9시5분부터 오전 11시까지 청취자를 만나는 프로그램. 1975년 10월 ‘임국희의 여성살롱’을 전신으로 1988년 5월1일 이종환의 진행으로 첫 전파를 탔다. 이후 봉두완, 이효춘, 손숙, 변웅전, 정한용, 김승현, 전유성, 송승환 등이 남녀 진행자로 짝을 지어 나섰다.
‘여성시대’는 주 청취층인 주부를 비롯해 청취자들이 갖은 사연과 정겨운 일상 등을 담아 보낸 숱한 편지를 읽어주며 웃음과 감동, 눈물을 자아냈다. ‘임국희의 여성살롱’ 이후 30주년을 맞은 2005년까지 제작진 앞으로 날아온 편지만 300만통에 달했다. 또 농촌 모내기 일손 돕기, 어린이 보호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와 대중매체의 역할을 자임하며 주부 등 청취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출연할 만큼 ‘여성시대’가 주부 청취자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
‘여성시대’는 ‘반짝이는 아침 햇살 속으로 푸른 하늘 나는 새처럼’으로 시작되는 시그널 음악으로도 귀에 익다. 외국곡에 시인이자 작사가인 조운파가 노랫말을 붙였다. 1991년 이후 지금까지 청취자에게 다가오는 노래이기도 하다.
이 같은 호응 속에 ‘여성시대’는 올해 방송 40주년을 맞게 된다. 1999년 7월부터 진행자로 나선 양희은은 10년 동안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 DJ에게 주는 ’브론즈 마우스‘상을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2007년 3월부터 DJ 헤드폰을 낀 강석우와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