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극장 최대 성수기를 장식할 블록버스터들이 마침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암살’과 30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은 각각 관객 700만 명과 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여기에 5일 류승완 감독 연출, 황정민 유아인 주연의 ‘베테랑’이 가세했다. ‘베테랑’의 예매율은 5일 현재 1위다(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올여름의 진정한 승자는 과연 누가 될지, 영화 담당 기자 2명이 세 영화를 ‘씹고 뜯고 맛봤다’. 》
▽이새샘=이건 짚고 넘어가자. 세 영화를 단순 비교하는 건 사실 무리가 있어. ‘베테랑’ 순제작비가 60억 원 정도인데 ‘암살’은 180억 원이니 차이가 너무 크게 나. 그리고 1억 달러가 훨씬 넘는 ‘미션…’이랑 두 한국 영화를 비교하는 건 민망할 정도지.
▽김배중=그래도 ‘암살’이 가장 관객이 많이 들지 않을까. ‘미션…’은 벌써 다섯 번째여서 기시감도 있고. 전편이 760만 명 정도 들었다지만 톰 크루즈가 나이 들었다는 느낌이어서 아쉽던데.
▽이=난 오히려 1편의 첩보물 느낌으로 돌아간 점이 좋았어. 1편이 제일 재미있고, 그 다음이 이번 편인 듯. 액션도 그 정도면 괜찮은 거 아냐? 이륙하는 비행기에도 매달렸는데.
▽김=머리싸움을 하는 건 좋은데 악역인 레인(숀 해리스)이 너무 쉽게 잡히잖아. 톰 크루즈와 피 터지게 싸우는 모습을 한 번쯤 보여줬어야 하는 거 아닐까. 레인이 몸을 잘 못 쓰는 ‘액션치’가 아닐까 생각했다니까.
▽이=하긴 톰 크루즈의 액션 장면을 여성 스파이 일사 역의 리베카 퍼거슨이 대신 가져갔지. 간만에 보는 멋진 언니였어. ‘암살’도 사실상 전지현 단독 주연일 정도로 비중이 높았어. 거기다 여자가 봐도 아름답더라. 피부 아래 형광등 심은 줄.
▽김=클라이맥스인 결혼식 총격 장면에서 웨딩드레스 입은 전지현이 허벅지를 확 드러내는데 그 순간 ‘와, 관객 몰이에 최선을 다하는구나’ 싶더라니까. 근데 ‘미션…’에서도 일사가 오스트리아 총리 암살 장면에서 허벅지를 드러내잖아. 역시 대세는 허벅지…. 하하.
▽이=‘암살’은 당시 경성 풍경이나 독립군 주둔지 등 미술과 세트에 돈을 쓴 티가 나지. ‘찡했다’ ‘울었다’는 온라인 관객평이 많던데, 애국심 코드가 노골적이지만 역시 지난해 ‘명량’처럼 안티가 나오기 힘든 영화인 것 같아.
▽김=우리의 어두운 역사를 이렇게 통쾌하면서도 뭔가 여운이 남는 영화로 끌어내준 점은 좋았어.
▽이=‘베테랑’은 어때? ‘도둑들’로 1000만을 넘긴 최동훈 감독이 전작과 다른 스타일로 ‘암살’을 만들었다면, ‘베를린’으로 흥행했던 류승완 감독은 가장 잘할 수 있는 장르로 편하고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해. 시나리오 초고를 일주일 만에 썼다고 하더라고.
▽김=역시 믿고 보는 류승완 감독-정두홍 무술감독 콤비! 하지만 ‘암살’과는 달리 특정 연령대를 겨냥한 영화라고 봐. ‘베테랑’을 부모님한테 추천하긴 어렵잖아.
▽이=난 유아인이 악역을 처음 맡았는데 실제 모습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 어울려서 놀랐어. 오히려 열혈 형사 서도철 역의 황정민이 어디선가 봤던 모습 같아서 아쉬웠어. 사실 등장인물들이 다 좀 상투적이긴 하지. 재벌은 나쁜 놈이고, 형사는 정의롭고.
▽김=액션의, 액션에 의한, 액션을 위한 영화니 꼭 인물이 입체적이고 줄거리에 반전이 있어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날도 더운데 머리까지 써야 하나?
▽이=정리해 보자. 역시 승자는 ‘암살’이 될 가능성이 크지? ‘미션…’, ‘베테랑’은 큰 차이 없을 것 같고.
▽김=전지현, 이정재, 하정우에 오달수, 조진웅까지 나오는 ‘암살’은 당연히 1000만 명 못 넘으면 이상할 듯. 제작비 대비 가장 실속 있는 건 ‘베테랑’ 아닐까? 최소한 500만 명은 넘길 것 같아.
▽이=사실 상반기에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외엔 별다른 흥행작이 없었지. ‘메르스 공포’ 여파도 있었고. 지난해 세월호 때문에 상반기 흥행이 저조했다가 여름철 ‘명량’ ‘해적’ 등으로 반전된 것처럼 올해도 비슷한 흐름을 탈 걸로 보여. 세 영화가 모두 ‘위너’가 되는 아름다운(?) 결말이 될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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