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프다, 그래도 묘하게 빠져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시청자 머리 쓰게하는 추리-게임프로

시청자들이 보면서 추리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머리 쓰는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위쪽부터 tvN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KBS W ‘빨간 핸드백’. 각 방송화면 캡처
시청자들이 보면서 추리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머리 쓰는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위쪽부터 tvN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KBS W ‘빨간 핸드백’. 각 방송화면 캡처
‘머리 아프다, 그러나 빠져들수록 재밌다.’

시청자를 괴롭히며 머리를 쓰게 하는 추리·게임 프로, 일명 ‘머리 쓰는 프로’가 인기를 얻고 있다. tvN의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는 시청률이 2%를 웃돌자 방영 시간을 목요일에서 일요일(16일) 오후 10시 반으로 옮겼다. 역시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기록을 경신하며 분당 최고 시청률이 3%대에 이르기도 했다. 여성 케이블 채널 ‘KBS W’에서 방송 중인 ‘빨간 핸드백’은 낮은 채널 인지도, 심야 시간(밤 12시) 방송이라는 악재에도 ‘본방 사수자’를 늘리고 있다.

이들 프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몰입’에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추리·게임 프로는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재미있다”며 “삶이 팍팍할수록 모든 근심을 다 잊고 몰입하게 해주는 추리·게임 프로가 인기를 끈다”고 말했다.

‘더 지니어스…’는 매회 새로운 게임이 등장하고 출연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두뇌 싸움을 벌이고 서로 연합과 배신을 반복한다. 최종 탈락자를 결정하는 일대일 대결 ‘데스매치’의 긴장감은 매우 높다. ‘뇌섹시대…’는 똑똑하고 유머감각 있는 ‘뇌섹남’들이 출연해 대기업 입사시험 문제나 북한 수재들이 푼다는 문제를 풀며 흥미를 높이고 있다. ‘빨간 핸드백’ 또한 여성이 피의자인 형사 사건을 재현해 각 부분으로 나눠 사건의 단서를 제공한다. 스튜디오의 출연자들이 단서를 바탕으로 함께 범죄 상황과 범죄자의 심리를 추리해 나간다.

‘더 지니어스…’는 주로 30대 남성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고 ‘빨간 핸드백’은 ‘20∼24세 여성’ 시청자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뇌섹시대…’는 훈남들의 문제 풀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40대 여성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들 프로는 시청자를 확대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뇌섹시대…’는 16일 방송부터 비교적 어렵지 않은 ‘뇌 체조 게임’을 선보였다. 프로 관계자는 “시청 층을 넓히기 위해 주말로 편성을 옮긴 만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빨간 핸드백’ 관계자도 “사건의 난도를 낮추면서 다양한 시청 층이 유입되게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게임프로#뇌섹시대#더 지니어스#빨간 핸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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