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은 공연장에서 좋아하는 곡을 듣길 원한다. 가수는 관객의 환호와 감격의 반응을 기대한다. 그래서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뜨거운 관객 반응이 있는 공연이 가장 이상적인 무대다.
7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미국 록밴드 마룬파이브(사진)의 다섯 번째 내한공연이 그랬다.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밴드’라는 수식어답게 이들이 1시간30분 동안 들려준 17곡은 모두 ‘히트곡’이었고, 1만3000여 관객은 환호성과 힘찬 ‘떼창’으로 ‘흥분’을 표했다.
외국가수의 내한공연에는 으레 펼쳐지는 관객 이벤트가 있다. 해당 가수의 최고 히트곡이 나올 때 카메라 플래시를 켠 휴대전화를 좌우로 흔드는 것, 그리고 히트곡의 후렴구를 적은 팻말을 흔들며 따라 부르는 것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그런 풍경이 펼쳐졌다. ‘페이폰’이 흐를 때 불빛 이벤트가, ‘데이라이트’ 순서에선 ‘돈트 고’가 적힌 팻말 이벤트가 펼쳐졌다. 마룬파이브가 받았을 감동은 불문가지. 리드보컬 애덤 리바인은 틈틈이 ‘뷰티풀’을 연발하며 “세계 곳곳을 돌며 공연을 하지만 한국 관객이 최고(best crowd)다. 진심이다”고 말했다. 또 “서울은 가장 좋아하는 공연 장소다. 다시 돌아와 얼마나 기쁜 줄 모른다”고도 했다. ‘애니멀즈’로 시작한 본 공연이 ‘데이라이트’로 끝난 후, 앙코르 무대를 기다리는 관객이 오색창연한 응원불빛을 흔들자 한 밴드 멤버는 슬그머니 나와 스마트폰으로 객석을 촬영하기도 했다.
마룬파이브는 애덤 리바인의 목 부상을 이유로 전날 대구 공연을 예정 시각 1시간 반 전에 갑작스럽게 연기했던 터라 이날 공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애덤 리바인은 뒷목에 하얀 파스를 붙이고 무대에 섰다.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고음에선 불편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고 관객’과 ‘히트 가수’의 만남이었음은 분명했다.
마룬파이브는 8일 휴식 후 9일 서울에서 2회째 공연을 벌이고, 10일엔 연기됐던 대구 공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