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Why]‘오뚜기 손녀’ 함연지, 흥행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오뚜기 단체 관람은 과장, 가족 티켓 대량 구매는 사실

[Q] 최근 연예인 주식 부자 5위로 뮤지컬 배우이자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의 손녀인 함연지(사진)가 꼽혀 화제가 됐는데요. 함연지가 공연하는 날엔 오뚜기 직원들의 단체 관람이 이어진다는 게 사실인가요?

배우 함연지는 1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으로 데뷔했습니다. 뮤지컬 배우 바다, 소녀시대 멤버 서현과 함께 주인공 스칼렛 역을 꿰찼죠. 하지만 함연지는 총 50회 공연 중 단 3차례만 무대에 섰습니다. 얼터(대역·영어 ‘Alternate’의 약어)였기 때문입니다. 얼터란 전체 공연 중 일부를 주연 배우 대신 담당합니다.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만 투입되는 커버(Cover)와 달리 어느 정도 출연 횟수를 보장받는 배우인 셈이죠.

당시 공연계에선 바다나 서현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신인 여배우 함연지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본인이 직접 밝히진 않았지만 ‘오뚜기 창업주의 손녀’라는 건 제작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죠. ‘함연지를 캐스팅하면 오뚜기에서 최소 2, 3회 차 공연 티켓을 단체관람으로 사준다더라’라는 ‘카더라’식 소문까지 돌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소문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람과…’의 제작사인 쇼미디어그룹 박영석 대표는 “기업 단체관람은 말도 안 된다. 다만, 함연지가 출연한 총 3번의 공연에 대해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 개인적으로 전체 유료 티켓의 30% 정도를 구매했다”고 말했습니다. 제작사에 따르면 함연지가 출연한 3번의 공연(총 5700석)에서 유료 티켓 판매분은 2200석 정도였습니다. 여기에 30%니까 660석 정도를 구매한 셈이네요.

‘바람과…’ 이후 함연지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출연했고 현재는 ‘무한동력’에 출연 중입니다. 이 제작사들는 “단체관람 소문은 들은 적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습니다. ‘지저스…’ 제작사 측은 “가족 분들만 함연지의 공연을 보기 위해 20장 정도 티켓을 샀다”고 밝혔고, ‘무한동력’ 제작사 측은 “첫 공연 때 함연지의 아버지(오뚜기 함영준 회장)와 어머니만 공연을 관람했다”고 했습니다.

함연지는 최근 ‘바람과…’에 함께 출연한 배우 임태경, 마이클 리와 함께 뮤지컬 형식의 ‘오뚜기 CF’를 찍었는데 재벌가 자녀가 회사 제품 CF에 출연한 전례가 없어 눈길을 끌었죠.

‘오뚜기 창업주 손녀’라는 꼬리표를 뗀 배우 함연지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요. 얼마 전 ‘무한동력’을 봤는데 함연지의 가창력과 연기 모두 합격점이었습니다. 미성인데 고음 처리가 깔끔했습니다. 데뷔작 ‘바람과…’의 유희성 연출가는 “아직 주연 배우로서는 더 갖춰야 할 부분이 많지만 배우로 성장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친구”라고 평가하더군요.

함연지는 중학교 3학년 때 브로드웨이 뮤지컬 ‘인어공주’의 넘버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를 부르는 모습을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 사이에서 ‘뮤지컬 천재 소녀’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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