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 벌어진 낚싯배 돌고래호 탑승자 3명을 어민 부부가 구해냈다. 사고 당시 돌고래호를 처음으로 발견해 구조에 힘쓴 이들은 정부로부터 표창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세월초 참사 당시 수많은 인명을 구해낸 이들 역시 인근 섬 지역에 사는 어민들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몸을 내던져 탑승객들을 구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큰 사고 여파는 힘겨운 일상이 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준다.
이처럼 대형 참사의 현장에서 헌신적인 봉사와 구조활동을 펼친 이들은 수없이 많다. 1993년 7월26일 전남 해남군 화원면 마산리 마천마을 뒷산에 아시아나항공 733편이 추락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마천마을 주민들이 발벗고 나서 험난한 구조활동에 나서 44명의 목숨을 구해냈다. 또 생존자 그리고 그 가족은 물론 희생자 유가족들을 위해 방을 내주고 밥을 지어 먹였다. 이들의 헌신적인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며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직후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해 오늘, 마천마을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의 마지막 촬영을 지켜봤다.
당시 KBS가 추석특집극으로 마련한 ‘마천마을 사람들’이 그 무대였다. 실제 마천마을을 배경과 소재로 삼아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는 10월1일 추석 연휴에 방송됐다.
정동환, 안해숙, 윤유선, 김윤경 등이 출연한 드라마는 서로 갈등하며 살아가던 마을 사람들이 항공기 추락 사고 현장에 뛰어들어 헌신적인 구조활동을 벌이는 이야기를 큰 골격으로 삼았다. 여기에 농촌마을 주민들의 소소한 일상과 애환을 통해 농촌의 어려운 현실도 담아냈다.
이 드라마에는 마천마을 주민들이 단역으로 출연해 화제가 됐다. 또 출연진 중 연기자 박태민은 실제 이 마을 출신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제작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훈훈한 인정을 발휘하기도 했다. 드라마 후반부에는 해남지역의 전통농악인 ‘진법군고’도 등장했다. 항공기 사고 희생자에 대한 위령제의 의미를 갖는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