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결항 불구 영화인들 모두 참석 75개국 304편 초청속 첫 공개작 94편 ‘주바안’ 모제스 싱 감독 “개막작 영광”
1일 오후 4시 부산에 내린 ‘강풍경보’와 폭우도 두 시간 뒤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과 이어진 개막식의 열기를 막지 못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20년 동안 쌓은 저력은 그렇게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이 개막식 직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를 멈춰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라고 했지만 이 역시 ‘기우’였다. 참석을 약속한 국내외 영화인은 빠짐없이 현장으로 달려왔다. 폭우로 인한 항공기 결항에 이정재와 손예진 등은 서울역으로 향해 KTX에 몸을 실었다. 10일간의 영화 축제는 이렇게 시작됐다.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배우 송강호는 개막식을 이끌었다. 마침 주연영화 ‘사도’는 이날 500만 관객 돌파 낭보를 알렸다. 그 곁에는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가 함께했다.
개막식 레드카펫은 올해 한국영화의 성과를 확인하는 자리이자 세계로 향하는 배우들 그리고 부산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틸타 스윈튼 등 해외 영화인이 집결한 자리로 완성됐다. 특히 올해 각별했던 여배우들의 활약은 레드카펫에서 다시 증명됐다. ‘무뢰한’의 전도연,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의 이정현을 비롯해 하지원과 박보영 등이 나섰다.
세계 최대 영화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에 출사표를 던진 배우들도 개막식에 힘을 보탰다. 한중합작 ‘역전의 날’의 이정재와 ‘나쁜 놈은 반드시 죽는다’의 손예진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75개국에서 초청된 304편이 소개된다. 이 가운데 세계 최초로 부산에서 공개되는 영화가 94편이나 된다. 그동안 다양한 영화를 발 빠르게 발굴해 소개해온 부산국제영화제가 낳은 값진 성과다.
개막작은 인도영화 ‘주바안’. 젊은 세대의 도전과 절망 그리고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 연출자 모제스 싱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만들 때 그 작품이 어디로 흐를지 아무도 모르고, 그렇기에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개막작 선정은 아주 큰 영광”이라고 밝혔다.
영화제가 본격 시작하는 2일부터 4일까지 주말 해운대에는 그야말로 ‘별들의 잔치’다. 이 때만큼은 해운대 해변에 마련된 비프빌리지 야외무대를 ‘스타비치’로 불러도 될 법하다. 조정석과 이선균, 이광수, 김고은 그리고 탕웨이가 이 곳에서 관객과 만난다.
‘명품배우’들은 부산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다. 같은 기간 홍콩 조니 토(두기봉) 감독과 할리우드 실력파 배우 하비 케이틀, 1980년대 ‘청춘의 아이콘’ 나스타샤 킨스타가 핸드 프린팅을 진행한다.
빼놓기 어려운 ‘핫’한 무대도 있다. 제약 없이, 누구나, 가까이 한국영화의 주역을 만날 수 있는 ‘한국영화기자협회와 함께하는 오픈토크-더 보이는 인터뷰’다. ‘암살’의 이정재, ‘베테랑’과 ‘사도’의 유아인, ‘무뢰한’의 전도연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차례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