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가 14일 서울 모처에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성공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촬영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미 3개월 여 전부터 운동과 식단 조절을 시작해, 현재 체중을 10kg 이상 뺐고, 근육양도 확연하게 줄인 그는 11월 첫째 주에 시작하는 촬영까지 남은 2주 동안 마지막 점검에 주력할 계획이다.
설경구가 ‘살인자의 기억법’에 참여하는 각오는 남다르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영화계에 입소문이 퍼진 탄탄한 시나리오에 거는 기대, 범죄스릴러 장르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온 연출자 원신연 감독과의 첫 작업이란 점에서 그렇다.
설경구가 출연을 결정한 직후 원신연 감독은 ‘영화의 첫 장면에서부터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할 만큼 모습을 바꿔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자극받은 설경구는 실제로 “사람들이 몰라볼 정도로 몸무게를 빼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그와 만난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데뷔 후 가장 충격적인 비주얼”이라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처럼 혹독한 준비의 과정은 그가 맡은 역할이 가진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는 과거 연쇄살인범이었고, 지금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그 기억을 차츰 잃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오달수, 김남길, 설현 등이 출연하지만 영화에서 설경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영화의 원작인 김영하 작가의 동명 소설이 만들어놓은 공포 이미지가 강한 탓에 설경구의 도전에 대한 관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