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가 홍상수 감독과 처음 손잡은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지금은 맞고…, 제작 전원사)로 특별한 기록을 세웠다. 매년 한 두 편의 작품을 내놓은 홍 감독의 필모그래피 가운데 2006년 ‘해변의 여인’ 이후 9년 만에 최고 흥행에 성공시켰다.
‘지금은 맞고…’는 18일까지 6만9000여 관객을 모았다. 전국 30여개 상영관에 불과한 상황에서 9월24일 개봉 이후 꾸준히 관객을 동원하며 거둔 성과다. 적은 예산으로 제작돼 소규모로 개봉한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눈에 띄는 수치다. 영화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상영관을 늘려 달라는 관객의 청원이 줄을 잇고 있다. 영화가 이 같은 반응을 이끌어낸 데는 주인공 김민희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화려한 스타의 이미지로 각인된 그가 홍 감독과 합작해 내보인 과감한 변신이 호평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영화는 경기도 수원에서 우연히 만난 영화감독과 한 여인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각기 남녀의 시각으로 바라본 하루의 경험을 1막과 2막으로 나눠 소화한 김민희는 이색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순수하고 소박하지만 때로는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내 관객을 사로잡는다. 홍 감독은 “인간적으로도, 배우로도 더 바랄 게 없는 매력을 느꼈다”고 김민희와 함께한 작업에 만족해했다.
김민희의 다음 무대는 박찬욱 감독과 손잡은 영화 ‘아가씨’.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했지만 정치나 역사적인 소용돌이와는 무관한, 두 여자의 사랑과 욕망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