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제대학가요제가 31일 경기 여주시 현암공원에서 열린다. 이번 무대에서 한국을 비롯한 18개팀이 경연을 펼칠 예정이다. 국제대학가요제는 세계 최초로 펼쳐지는 무대로 여겨진다. 대학가요제의 사라진 명맥을 오히려 세계적인 무대로 꾸미려는 시도가 눈길을 모은다.
국내 대학가요제의 대표격은 역시 MBC ‘대학가요제’이다. 2012년 무대를 마지막으로 한국 대중음악사 속으로 사라진 MBC ‘대학가요제’가 1996년 오늘 밤 9시40분, 서울 한양대 대운동장에서 그 스무번째 화려한 경연의 막을 올렸다. 20회 ‘대학가요제’는 ‘77학번부터 77년생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제1회 무대가 열린 1977년 대학에 입학한 ‘77학번’부터 그해 태어나 1996년 현재 만 스무살이 되어 대학 신입생이 된 ‘77년생’ 등 ‘대학가요제’의 역사를 함축한 의미였다. 이날 무대에는 모두 13개팀이 나서 경연을 펼쳐 연세대 중창단 ‘12번째 테마’가 ‘새로나기’로 대상을 차지했다. 20회 특집 캐치프레이즈처럼 세대를 아우르는 무대이기도 했다. 연세대 경영학과 ‘77학번’들과 ‘77년생’인 한양대 공대 신입생들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연출자 주철환 PD 등 제작진은 이에 앞서 ‘대학가요제 하면 떠오르는 대학가요’에 관한 설문을 벌여 ‘아침이슬’ ‘광야에서’ ‘솔아솔아 푸르른 솔아’ ‘나 어떡해’ 등을 베스트10에 꼽기도 했다.
물론 1회 대상 수상자 ‘나 어떡해’의 샌드페블즈(사진)를 비롯해 배철수(활주로), 유열, 신해철, 전람회 등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들도 무대에 섰다. 또 ‘77학번’인 이문세가 메인 MC를 맡았고 1회 때 이수만과 함께 진행한 명현숙부터 노영심까지 역대 여성 진행자들이 번갈아 사회로 나섰다. MBC ‘대학가요제’는 이처럼 스타의 산실이기도 했다. 또 ‘젊은 연인들’ ‘탈춤’ ‘밀려오는 파도소리에’ ‘돌고 돌아가는 길’ ‘그때 그 사람’ ‘해야’ ‘참새와 허수아비’ 등 숱한 인기곡을 잉태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까지 암울했던 시대상황 속에서 기성 가요의 흐름과는 다른 대학생들만의 신선한 감각을 내세워 또 다른 대학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기성 가요계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되고 다양한 문화적 트렌드가 생성되면서 이전의 개성 강한 대학생들만의 음악적 흐름은 온전히 이어지지 못했고, ‘대학가요제’는 서서히 그 힘을 잃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