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른바 ‘세모자 성폭행 사건’이 무속인에게 조종 당한 엄마의 허위 자작극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진 가운데, 해당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도 재조명받았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7월 25일 ‘세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누가 그들을 폭로자로 만드나’편과 8월 1일 ‘위기의 세모자-그들은 왜 거짓 폭로극에 동참하나’편을 잇달아 방영했다.
1편에서 세모자의 엄마인 이모 씨(44·여)는 충남의 한 마을을 ‘섹스촌’이라고 부르며 마을 주민 거의 대부분이 남편과 결탁한 성폭행 가해자라고 주장했다. 이 씨가 지나가던 한 주민에게 인사를 건네며 “우리를 성폭행 했잖아요”라고 주장하자 해당 주민이 경찰에 신고를 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도, 제작진의 취재 과정에서도 세 모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세 모자가 주장하는 성관계 동영상은 물론 최음제나 마약도 발견되지 않았다. 남편에 대한 혈액 검사에서도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
특히 촬영 중 포착된 세모자의 의문스러운 행동이 관심을 모았다. 제작진이 휴식 시간에 자리를 비우자 세모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넌 아주 설득력 있었어” 등의 대화를 나누다가 마이크가 켜진 사실을 알고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둘째 아들이 성폭행 피해에 대해 털어놓을 때 엄마가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도 포착돼 의혹을 자아냈다.
한편 12일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세모자 사건’의 어머니 이 씨를 무고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하고, 이 씨를 배후 조종한 무속인 김 씨를 무고 교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남편(45)과 시아버지 등 44명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며 36차례에 걸쳐 수사기관 11곳에 허위 고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10대인 아들 2명(17세·13세)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성범죄 관련 내용을 주입시켜 수사기관에 허위 진술을 강요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 씨의 배후에서 고소 등을 종용한 무속인 김 씨도 무고교사 등의 혐의로 함께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는 지난 2006년 2월께 언니의 소개로 무속인 김 씨를 알게 된 후 김 씨의 말을 맹목적으로 믿으면서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씨가 터무니없는 사실을 퍼뜨리고 전 남편과 가족 등을 고소하게 된 것이 돈을 노린 김 씨가 적극적으로 강요 또는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경찰은 또 2009년께 이 씨의 수 억원대 재산이 김 씨에게 넘어간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의 금융거래 내용을 추가 조사 중이다.
세모자 사건. 사진=방송화면 캡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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